제니마저 사로잡은, 30년 만에 돌아온 이 드레스
‘스케이터 드레스’를 들어본 적 있나요? 용어는 생소할지언정 디자인은 익숙할 겁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입던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아 허리를 기점으로 넓어지는 실루엣이 특징이죠. 대체로 소재는 얇고, 길이는 짧습니다. A라인 드레스의 실루엣과 미니 드레스의 길이를 합쳤다고 보면 쉽죠. 한때 모두가 잊고 있던 스케이터 드레스가 돌아왔습니다.
알라이아를 언급하지 않고는 스케이터 드레스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별명이 ‘밀착 드레스의 제왕’이던 아제딘 알라이아의 시그니처 중 하나가 스케이터 드레스였거든요.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며 스케이터 드레스는 런웨이에서 자취를 감춥니다. 2021년부터 알라이아를 이끌고 있는 피터 뮐리에가 아니었다면 영원히 잊힐 뻔했죠. 아제딘 알라이아의 유산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는 그는 거의 매 컬렉션 스케이터 드레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피터 뮐리에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셀럽이 스케이터 드레스를 입고 있거든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제니입니다. 지난해 5월에는 알라이아 2023 F/W 컬렉션의 레더 스케이터 드레스를 입고 칸영화제에 참석했죠.
그뿐일까요? 월드 투어 중에는 시몬 로샤 드레스를 소화하며 정석에 가까운 발레코어 룩을 선보였습니다. 레그 워머, 리본 달린 메리 제인 등 액세서리를 활용해 무드를 강조한 스타일링이었어요. 지난 3월 도빌을 오마주한 샤넬 2024 F/W 컬렉션에 참석할 때도 제니는 스케이터 드레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같은 올 블랙 착장이었지만, 이날은 한층 클래식한 분위기가 돋보였죠.
켄달 제너와 티나 쿠나키의 룩은 ‘올드 머니’에 가까웠습니다. 둘 다 장식적인 요소를 일절 생략한 스케이터 드레스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죠. 각자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줬다는 점도 동일했습니다. 켄달 제너는 손에 무심히 든 버건디 컬러의 버킨 백, 티나 쿠나키는 네온 그린 컬러의 힐로 힘을 주었죠.
엘사 호스크 역시 스케이터 드레스의 뛰어난 범용성을 십분 활용하는 셀럽입니다. 청량한 컬러의 드레스에 데님 백을 매치하며 페미닌한 여름 룩을 연출하는가 하면, 코티지코어 스타일링을 선보이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