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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코폴라와 아우구스티누스 바더의 공통점

소피아 코폴라와 아우구스티누스 바더의 공통점

영화감독 소피아 코폴라와 피부 과학 기술을 근간으로 삼는 아우구스티누스 바더의 만남은 이토록 필연적이다. 혁신적이지만 낯설지 않고, 단순하지만 진정성 있는 철학을 내포한다.

피부 활성화 능력을 연구하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 아우구스티누스 바더(Augustinus Bader)는 신체가 지닌 본연의 활성화 능력을 바탕으로 획기적 기술력의 ‘운드 힐링 젤(Wound Healing Gel)’을 개발했다. 이를 발견한 생명공학 분야 투자자 찰스 로지에(Charles Rosier)의 제안으로 2018년 출범한 뷰티 브랜드 아우구스티누스 바더는 뛰어난 방법론의 기술을 적용한 스킨케어의 혁신을 선보여왔다. 피부를 위한 다양한 연구 끝에 개발한 복합체 ‘TFC8’이 적용된 제품은 본연의 피부에 존재하는 비타민, 아미노산 분자로 구성돼 무너진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고 피붓결과 안색 등을 전방위로 개선한다.

토너 단계 직후 ‘더 크림’만 사용하며 보습과 피붓결 개선 효과에 더없이 만족감을 느끼고 나선 본격적으로 브랜드에 관심이 생겼다. 지난해 하이더 아커만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세련된 패키지의 크림, 아우구스티누스 바더의 포뮬러를 적용해 첫 스킨케어 라인을 선보인 빅토리아 베컴 뷰티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점은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한 뷰티 브랜드로는 이례적인 협업을 몇 차례 이어왔다는 사실이다. 지난 3월에는 새로운 합작의 주인공을 한국 단독으로 인터뷰하지 않겠느냐고 <보그>에 제안했다. 예상치 못한 인물의 정체는 전 세계 <보그> 표지에도 등장하는 영화감독 소피아 코폴라(Sofia Coppola)였다. 입술에 생기를 주는 컬러 립밤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소피아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성사된 만남이었지만 ‘진정성’이라는 메시지 아래 모든 과정은 순탄하게 흘러갔다.

한반도보다 선선한 여름을 만끽할 수 있던 6월 중순의 도쿄,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을 자랑하는 불가리 호텔에서 신작 ‘더 틴티드 립 밤’ 출시를 기념한 행사가 열렸다. “이번 립밤은 제 일부와 같은 제품이에요. 협업하는 모든 과정이 즐거웠던 만큼 여러분도 그 행복감을 느끼길 바랍니다.” 아우구스티누스 바더 교수와 찰스 로지에를 비롯해 일본 미디어, 인플루언서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디너에서 소피아 코폴라는 수줍게 자신의 소감을 전했다. TFC8과 시어버터, 비타민 E 성분을 함유해 입술에 풍부한 수분을 전달하는 립밤은 세 가지 색상의 라인업을 갖췄다. ‘#1 쉬어 핑크’ ‘#2 레드 코랄’ ‘#3 번트 플럼’은 입술을 생기 있게 물들이는 동시에 건강하고 투명한 반짝임을 입힌다.

호텔 44층, 도쿄 시내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스위트룸에서 ‘더 틴티드 립 밤’의 주역, 소피아 코폴라와 아우구스티누스 바더, 찰스 로지에와 뷰티 대담을 나눴다. 절제되고 클래식한 패션 감각대로 트위드 카디건과 청바지, 플랫 슈즈를 셋업한 모습의 소피아는 예상보다 더 조용하고 차분한 성향의 소유자였다. 인터뷰 내내 조곤조곤 이어지는 언변은 화려하지 않지만 진솔하게 느껴졌고, 바더 교수에게 끊임없이 피부 관리와 제품의 효능을 묻는 호기심 가득한 면모도 엿보였다. 과학자, CEO, 탐미적 취향이 짙은 영화감독. 각자 다른 배경의 3인이지만 그들과 대화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알게 된다. 가리거나 꾸미지 않는 본연의 아름다움이다.

‘더 틴티드 립 밤’에 대한 아이디어는 소피아의 제안이었습니다.

S 외출 전에 꼭 챙기는 제품 세 가지는 휴대폰과 지갑, 립밤입니다. 립밤 없이는 아무 데도 갈 수 없을 정도예요. 평소 아우구스티누스 바더의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투명한 제형의 립밤을 정말 좋아했어요. 컬러 버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난 적 없는 바더 박사에게 메시지를 직접 보내기에 이르렀죠. 일종의 이기심과 철저히 개인적인 욕망에서 탄생한 제품이라고 할까요? 이번 립밤부터 영화 제작까지,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철저히 스스로 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이라면 누군가도 함께 즐기고, 저와 같은 방식으로 좋아할 거라 믿고요.

C 그것이 소피아의 성공 비결이 아닐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의 협업에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아무도 ‘왜?’라고 묻거나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으니까요. 가장 이상적인 협업은 ‘진정성’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공통된 비전이 있을 때 모든 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서로 경험을 통해 성장하며 사람들은 그 진가를 알아보죠.

소피아의 미감에서 색채를 빼놓고 얘기할 순 없죠. 세 가지 컬러의 탄생 과정을 들려주세요.

S 제 시각적 세계의 출발점은 언제나 컬러 팔레트입니다. 주인공, 그를 둘러싼 주변인의 의상과 배경 등 수많은 디테일을 지향하며 캐릭터의 세계를 구상하죠. ‘더 틴티드 립 밤’은 특정 인물보다는 분위기에 집중했습니다. 여름 해변이 떠오르는 코랄, 베리를 먹은 뒤 과즙으로 붉게 물든 입술, 자연의 꽃과 열매 등 왠지 모르게 기분 좋게 만드는 일상 요소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죠. 아우구스티누스 바더의 스킨케어 라인이 심플한 것처럼 컬러 역시 세 가지만으로 구성했어요. 너무 많고 복잡한 선택지는 원하지 않았습니다. 지나치게 공들이지 않고, 굳이 거울을 보지 않아도 바를 수 있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죠. 제가 립밤을 사용하는 방식처럼요.

지금 바르고 있는 컬러는?

S 아침에 일어나 딸과 함께 호텔 40층의 아름다운 스파에서 아우구스티누스 바더의 스킨케어 트리트먼트를 받았습니다. 안색이 맑아지고 피로가 해소돼 몸이 한결 가벼워졌죠. 그 긍정적인 에너지에 따라 ‘#1 쉬어 핑크’를 발랐어요. 가장 즐겨 바르는 색상이기도 하고요.

최근 전 ‘#3 번트 플럼’에 푹 빠졌어요.

S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몇 달 전 만난 한 에디터도 그 얘길 하더군요. 실은 눈으로 보는 것만큼 채도가 어둡지 않죠. 흥미로운 건 피부 톤에 따라 다채롭게 발색되는데, 들뜸 없이 모든 피부와 매력적으로 어우러진다는 거예요.

많은 한국 소녀들이 컬러 립밤으로 인생 첫 메이크업을 경험하곤 합니다. 뷰티와 관련된 당신의 첫 기억은?

S 만국 공통인 것 같군요. 저 역시 립스틱을 가진 것만으로 어른이 된 기분이 들었죠. 소녀 시절엔 입술을 체리색으로 물들이는 ‘챕스틱’을 늘 갖고 다녔고, 서로 다른 컬러의 립스틱을 녹이고 섞어가며 원하는 색상을 직접 만들던 기억도 납니다.

A 그 일환으로 ‘더 틴티드 립 밤’이 한국의 10대에게 미칠 영향이 더 기대됩니다. 소녀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화장품에 대해 우리가 열띠게 논의한 적도 있습니다. ‘처음’일수록 건강하고 정직한 포뮬러와 성분을 갖춰야 하니까요.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인 ‘플럼핑’ 기능도 탑재하고 있습니다.

A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사실은 인위적·일시적으로 입술을 부풀리는 ‘플럼핑’ 효과는 아니라는 겁니다. 입술이라는 지극히 예민하고 얇은 피부 장벽에 충분한 수분을 더해 건강한 입술로 가꿔나가는 것이 포인트죠. 정확히는 ‘플럼핑’ 기능이라기보다 입술 탄력 콤플렉스를 통해 도톰한 볼륨이 더해지는, 자연스러운 효과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우리의 모든 제품은 피부 건강을 장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지향점이니까요.

바더 교수에게 묻고 싶군요. 그럼 피부 건강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A 여러 요소의 상호작용입니다. 우리 피부는 단단하거나 영구적이지 않기에 실시간으로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죠. 지금 나를 둘러싼 변화를 인식하고, 피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때 파악하고 공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 바더 제품은 나와 피부 사이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만드는 일종의 ‘툴박스’입니다. 각 화장품은 피부 건강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핵심 기술만을 담고 있는 공구처럼 작용하는 거죠.

S 영화를 제작하는 일과 비슷하군요. 모든 연출 과정은 감독과 배우, 스태프 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니까요. 카메라 워크, 의상과 메이크업, 조명, 풍경 등 하나하나의 작은 소통에 따라 결과물이 좌우되기도 하고요.

다시 소피아에게 돌아가보죠. 촬영장에서 얻은 최고의 뷰티 조언이 있다면?

S ‘적을수록 좋다(Less is more)’는 것. 친밀한 관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딕 페이지(Dick Page)로부터 배운 명언이죠. 영화감독으로서 배우를 선택하는 데는 외모가 결정적이지만, 그 외모는 누군가의 개성과 에너지, 성향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것이기도 해요. 저는 그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매료되곤 하죠. 두꺼운 파운데이션으로 덮어 음영이 사라진 밋밋한 얼굴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피붓결을 렌즈로 들여다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기에 피부 본연의 건강이 얼마나 중대한지를 깨닫고요.

메이크업보다는 스킨케어파인가요?

S 꼭 그렇지는 않아요. 전 메이크업을 늘 좋아했습니다. 화가가 되고 싶어 미술학교에 진학했고, 다양한 색채를 조합하고 캔버스에 칠하는 일에 흥미를 느꼈어요. 딕은 제게 ‘더 틴티드 립 밤 #2 레드 코랄’을 볼에 얹어 블러셔로 활용하는 법을 알려줬죠. 광대뼈 부위에 톡톡 두드리는 것뿐 아니라 콧대에 살짝 바르면 다크서클도 가릴 수 있다고요.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피부 관리법을 알려주세요.

A 매일 아침 면도할 때 셰이빙 폼 대신 ‘더 크림’을 사용합니다. 물기 있는 피부에 크림을 바르고 면도를 하면 면도날이 한층 부드럽게 미끄러져 피부를 베일 일이 없고, 물로 가볍게 씻어내고 난 뒤 아무것도 바르지 않아도 피부가 오랫동안 촉촉하게 유지되죠.

C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덧붙이자면,(웃음) 바더 교수가 고가의 크림을 낭비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크림’의 창조자이자 아우구스티누스 바더의 제품을 다량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그는 사실 화장품을 최소로 사용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면도할 때 바르면 피부에 자극이 없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소피아, 당신은요?

S 아침에는 아우구스티누스 바더의 ‘더 세럼’과 ‘더 크림’을, 저녁에는 ‘더 리치 크림’을 바르곤 합니다. 피부가 건조할 때는 페이스 오일을 몇 방울 섞기도 하죠. 정기적으로 마사지나 미세 전류를 활용한 트리트먼트도 즐기고요. 스트레스 관리도 빼놓을 수 없어요. 어린 시절엔 아드레날린에 중독돼 살았다면 이제 삶의 속도를 늦추며 적당히 휴식을 취하고, 발레 공연이나 전시회장을 찾아 아름다운 것을 관람하며 머릿속을 차분하게 정돈하곤 합니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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