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머니즘이 스며든 콘텐츠 4
‘파묘’에서 시작된 샤머니즘 열풍이 이제 예능, 다큐멘터리로 이어지고 있다.
귀신 현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무속인의 의식을 밀도 있게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사례자의 귀신 목격담을 듣고 콘티 작가가 직접 그린 귀신의 모습에 섬뜩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오싹함만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어쩔 수 없이 무당이 될 운명을 갖고 신내림을 받는 딸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또다른 무당인 어머니의 모습, 언니의 환영을 계속 보는 외국인 등 그들의 사연을 깊고 따뜻하게 담아낸리고 프로그램을 이끄는 프리젠터로 배우 유지태와 옥자연이 독실한 크리스천이라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다.
남의 연애운만 점치던 무당, 사주, 타로 점술가가 출연하는 짝짓기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기존 연애 프로그램에서는 못 봤던 장면들이 등장한다. 처음부터 상대방의 얼굴을 보지 않고 오직 사주가 적힌 운명패만 보고 자신과 맞을 것 같은 짝을 고른다. 신점을 보는 무당은 연애운을 타로를 통해 확인하기도 하고, 타로 마스터는 오방기를 뽑아 나온 나쁜 연애운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들이 지금껏 믿었던 운명을 그대로 따를지, 아니면 헤쳐나가 원하는 사랑을 쟁취할지 지켜보는 맛이 있다. 그리고 무속인들의 기구했던 인생사를 깊게 보여주고 그들이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응원하게 만드는 것도 이 프로그램만이 선보일 수 있는 매력이다. 짧은 6부작이라 몰아보기에도 부담이 없다.
대탈출, 여고추리반 등 추리 예능 대표 정종연 PD가 연출한 새 프로그램이다. 기묘한 일이 벌어진 현장에 파견되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미스터리 수사단의 사건 추적기를 담아내고 있다. 두 개의 에피소드 중 첫 번째 에피소드가 샤머니즘과 관련이 깊다. 어느 폐공장의 미스터리 현상을 조사하는 와중 수사단은 그 배경에 악마를 숭배하는 사이비 집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제한된 시간 안에 섬뜩한 현장 사이에서 직접 단서들을 찾고, 광신도에 쫓기는 위급한 순간에 피해자들을 구출하는 모습들을 몰입감 있게 담아낸다. 그동안 예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뉴페이스 김도훈, 카리나의 매력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으니 주의하자.
앞선 프로그램과는 달리, 이 프로그램은 긴장을 툭 놓아도 좋다. 150명의 MZ세대가 MBTI와 사주를 통해 여러 실험을 진행하며 자기 자신을 찾아보는 실험 다큐멘터리다. 다양한 실험들이 나오는데, 그중 서로 가면을 쓰고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오직 MBTI와 사주의 최적의 궁합 상대와 소개팅을 하는 ‘가면 소개팅’이 돋보인다. 그리고 먼저 다가가서 SNS 팔로우를 요청하고 번호까지 저장한 참가자들 사이에 MBTI ‘E’와 사주의 ‘비겁’이 동시에 있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갑작스럽게 붕어빵 가게를 맡는 깜짝 카메라 당시 서브 메뉴인 어묵까지 팔며 사주팔자 재물운을 직접 증명해 보인 참가자의 모습을 다루기도 한다. 신박한 실험과 다양한 참가자들의 매력에 흠뻑 빠지면서 동시에 ‘어, 나도 해볼까?’ 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마성의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