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제일 먼저 입어야 할 긴팔
럭비 셔츠를 즐기기에 지난봄은 너무 짧았습니다.
다행히 가을에도 트렌드를 이어갈 명분은 충분합니다. 2024 S/S와 F/W 런웨이뿐 아니라 2025 S/S 런웨이에까지 안착했거든요. 무엇보다 우리는 올여름 폴로 셔츠로 칼라 달린 스포츠웨어의 쓸모를 면면이 확인했습니다. 스포티하면서도 정갈한 실루엣은 가을 옷차림에서도 변함없이 빛을 발할 테죠. 폴로 셔츠에 비해 한층 도톰한 원단과 칼라는 스타일을 더 견고하게 지켜줄 거고요.
몇몇 패션 셀럽은 벌써부터 럭비 셔츠를 부지런히 선보이는 중입니다. 더욱 진화된 스타일링과 함께요. 대체로 넉넉한 품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들었죠.
백미는 역시나 스트라이프 패턴이었습니다. 어떤 컬러 조합이든 전체적인 룩에 활기를 불어넣었죠. 슈즈, 백 등 액세서리와 색을 맞추는 재미도 쏠쏠해 보였고요. 흥미로운 점은 모두가 하나같이 ‘페미닌’ 무드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냈다는 겁니다. 마냥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분위기로 치우치진 않았어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스커트 아니면 슈즈였죠. 핸드백은 최소한의 장치였고요.
스커트는 확실했습니다. 럭비 셔츠와 엉뚱하게 느껴질 정도로 상충되는 아이템일수록 룩의 신선도가 올라가더군요. 얌전한 미디스커트보다는 플리츠가, 플리츠보다는 시스루 스커트가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슈즈는 미묘해서 매력적이었습니다. 맥락은 스커트와 같았어요. 포인티드 토 슈즈, 하이힐 샌들과 메리 제인 스타일 등으로 영락없는 스포티 캐주얼 룩에 은근한 균열을 내고 있었죠. 날이 조금 더 선선해진다면 부츠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듯합니다.
스포츠웨어는 2024년 패션의 키워드입니다. 본연의 스포티 무드에 충실한 것도 좋지만 지금껏 시도해보지 않은 스타일에 눈을 돌리기 좋은 때지요. 어느 때보다 편안한 몸과 마음으로요. 스크롤을 내려보세요. 올가을 ‘멋내기용’ 아이템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할 럭비 셔츠를 골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