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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웨이트 켈러의 유니클로

“지난 2년간 협업하며 유니클로의 혁신성과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능력에 큰 감명을 받았으며, 브랜드 방향성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유니클로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웨이트 켈러와 나눈 대화.

유니클로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된 클레어 웨이트 켈러.

클레어 웨이트 켈러(Clare Waight Keller)와 유니클로의 첫 만남은 ‘Uniqlo : C’ 컬렉션을 함께 출시한 지난해 9월. 여성미를 강조한 실용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서브 레이블은 시즌을 거듭하며 꽤 고무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4일, 그녀가 다시 2024년 가을/겨울 컬렉션 ‘Spirit of a Modern City’를 소개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했다. 이번에는 단순 협업 파트너가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직함을 달고 말이다. 즉 이제부터 ‘Uniqlo : C’ 컬렉션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알고, 사랑하며, 즐겨 입는 브랜드의 핵심 제품을 총괄한다는 뜻이다.

“뛰어난 독창성과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니즈까지 고려하는 탁월한 균형 감각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대표이사 겸 사장 야나이 다다시(Tadashi Yanai)는 영국 출신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탄탄한 커리어에 높은 기대감을 표했다. 캐시미어와 메리노, ‘라이프웨어(LifeWear)’라는 상징적인 이름의 유산 아래 전개되는 모든 제품을 진두지휘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의미인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이런 핵심 프로그램 중 일부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패션이 등장하고, 격월로 진행하는 드롭 방식으로 새로운 실루엣을 공개할 겁니다. 매우 신선할 거예요.” 웨이트 켈러는 자신이 발전시킬 요소에는 전체 색상 팔레트에 대한 업데이트도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모든 것이 제 손에 달려 있죠.” 여성복은 패턴과 커팅, 젊고 트렌디한 실루엣을 통해 한층 여성스러우면서도 탐구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한다. “유니클로는 대중적인 매력을 지녔지만, 가장 사로잡고 싶은 타깃은 젊은 연령층이죠.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이라 공부할 것이 많습니다.”

웨이트 켈러는 파리 살롱 출신이다. 끌로에에서 6년, 지방시에서 3년 동안 근무했다. 그녀는 유니클로로 자신의 커리어 방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솔직히 답했다. “패션 산업, 특히 럭셔리 분야에서는 오로지 변화만 추구합니다. 온통 새로운 비율과 새로운 실루엣에 대한 이야기죠. 물론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진짜 열광적으로 구매하는 건 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이에요.”

그녀가 가장 먼저 눈을 돌린 카테고리 중 하나는 데님이다. 새로 디자인한 통 넓은 스타일의 바지는 출시 이후 ‘글로벌 베스트셀링 아이템’이 되었다. 남성복에서는 한층 유연해진 테일러드 재킷과 ‘좀 더 흥미로운 오버사이즈 실루엣’을 만날 수 있다는 전언이다. 웨이트 켈러는 9월 말과 10월부터는 매장에 새로운 퍼프테크(Pufftech) 스타일이 적용되며, 색상뿐 아니라 비율과 스타일링 방식 역시 새로워질 것이라 예고했다.

유니클로에 정식 출근하기 시작하면서 웨이트 켈러는 본인 스타일도 달라지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요즘 그녀는 흰색 티셔츠에 테일러드 재킷을 걸친 채 카고 바지 혹은 남성용 파라슈트 바지를 조합해 입는다. “유니클로 고객은 이런 종류의 일상 속 쿨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그녀가 말을 이었다. “제가 전에 입었던 옷처럼 고상하다기보단 활동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에 더 가깝죠. 모두 면으로 만들었고, 새롭고, 세탁 가능하다는 사실이 아주 만족스러워요.”

잘 갖춰 입는 드레스업 스타일의 귀환을 알리는 올가을 시즌 헤드라인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일까? “그렇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녀가 단호하게 답했다. “저는 이동이 아주 잦아요.” 그녀는 8월 말엔 영국에 있었고, 뉴욕에 도착하기 전 또 다른 업무로 일본에 며칠 머물렀다. “끊임없이 사람들을 관찰하며 발견한 가장 큰 시사점은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일상복 스타일이 진화했다는 겁니다. 스마트해 보이면서도 직접 입었을 때 아주 편안하길 원하죠. 그게 바로 유니클로에서의 제 임무죠. 강렬한 패션 감각을 동반한 편안함을 만들어내는 것! 기분도 좋고, 멋져 보이면서, 완벽하게 편안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 그야말로 가장 이상적입니다.”

그녀가 소개하고 싶은 성장 분야가 하나 더 있다. “아주 훌륭한 플랫 슈즈 컬렉션을 완성했습니다. 걷거나 뛰거나, 여행길엔 늘 움직입니다. 하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좋은 선택지가 없죠. 유니클로에서는 이 영역을 확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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