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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초반의 아이들은 왜 세포라를 찾는가?

10대 초반의 아이들이 인플루언서를 흉내 내며 뷰티에 깊은 열망을 드러냈다. 노화에 굴복하며 사전 준비 태세까지 갖추기 시작했다. 이런 일은 한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여름 어느 목요일 낮, 나는 뭔가가 눈앞에 펼쳐지지 않기를 바라며 뉴욕 소호 브로드웨이에 있는 세포라로 걸어갔다.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가디언> <디 애틀랜틱> 등의 잡지에서 알파 세대인 10대 초반 아동에 대해, 그리고 그들이 비싼 뷰티 제품에 얼마나 열광하고 있는지를 읽었던 것이다. 분명히, 꼬장꼬장하지 않은 성인 여성인 나조차 비싸서 시험 삼아 써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제품을, 온라인을 많이 접하는 이 아이들이 구매하고 사용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48달러짜리 솔데자네이루(Sol de Janeiro) 보디 버터, 69달러짜리 드렁크 엘리펀트(Drunk Elephant) 폴리펩타이드 모이스처라이저, 26달러짜리 타르트(Tarte) 립글로스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현장 정보통이라 할 만큼 나보다 세포라를 더 자주 방문하는 친구들도, 10대 초반 아이들이 몰려든다는 이야기를 가끔 전해왔다. 나는 열두 살짜리 쌍둥이 딸을 둔 친구에게 ‘세포라-10대 초반 아이들’ 현상이 너무 과장된 것은 아닌지, 언론과 틱톡에서 날조한 것은 아닌지 물었다. “친구야, 완전히 100% 사실이야. 그런 걸 보면 나도 깜짝 놀란다니까”라는 답문을 친구가 보내왔다.

소호를 찾기 전, 나는 틱톡 계정을 만들어 유일한 관심사로 ‘뷰티’를 선택했다. 몇 분 동안 틱톡을 돌아보다 9세 아동의 스킨케어 루틴을 기록한 영상과 ‘6세 아동을 위한 나이트타임 스킨케어’라는 자막이 달린 어린이 인플루언서의 브랜드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바로 이어서 초등학교 여학생 두 명이 드렁크 엘리펀트 제품을 바르는 영상과 “POV: 9세 자녀에게 레티놀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는 자막과 함께 화가 난 아이가 등장하는 영상을 시청했다(레티놀이 여드름에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주로 노화 방지에 가장 효과적인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세포라 웹사이트에서 시세이도가 5년 전 8억4,500만 달러에 인수한 ‘클린’ 스킨케어 브랜드 드렁크 엘리펀트가 납품하는 몇 가지 제품을 찾아보았다. 제품 페이지 목록 하단에는 사용자의 질문과 리뷰가 있었다. 60달러짜리 아이 크림 제품 밑에 달린 첫 번째 사용자 질문은 “11세 아동이 사용해도 괜찮습니까?”였다. 그 아래에는 “아주 조금 사용하면, 13세가 써도 괜찮을까요?” “이 제품이 10세 아이에게도 괜찮을까요? 피부가 건조해지고 가끔 눈 밑 피부가 정말 건조해요. 다른 추천 제품도 좋습니다!” 등의 질문이 있었다.

그렇지만 인터넷에는 모든 추정을 사실로 확인시켜주는 증거가 있었다. 특히 주중 오전 11시에 세포라에 간다면, 나는 비싼 보습제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주로 직장인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브로드웨이를 걸어 세포라로 향했을 때, 바로 내 앞에서 교정기를 낀 10대 초반 아이가 대학생 정도 되는 아가씨, 이를테면 언니 정도 되는 사람에게 소리를 꽥꽥 지르는 모습을 보았다. 그 언니도 아마 제품 하나 정도 사려고 그곳에 가는 것 같았다. 그 아이는 나보다 먼저 걸어 들어가 드렁크 엘리펀트 코너에서 80달러짜리 비타민 C 세럼을 집어 들어 보였고, 그 여대생이 장난치듯 눈을 부라리자 휙 가버렸다. 나는 직원들에게 매장에서 10대 초반 아이들을 많이 보는지 물었다. 그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수긍하는 답을 했다.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은 틱톡에서 본 몇 가지 제품을 목록으로 적어 오죠. 그들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어요. 그러면서 웃어 보이죠. 그들에게 세럼이 필요 없다고 말하면, 그들은 말 그대로 조소를 날릴 거예요.” 아이 부모가 말리지 않는지 물었다. “그 친구들은 혼자 와요. 어른이 따라오지 않죠. 애플페이를 써요. 화면을 터치하면 아멕스 플래티넘이 나오죠.” 나는 마지못해 립글로스를 발라본 뒤 매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막연한 안도감을 느끼며 관찰했다. 그러다 폭염 속에 다시 길을 나서려고 매장 문을 열었을 때, 다른 10대 초반 아이들 무리가 바다 위 녹슨 부표를 부산하게 지나가는 활기찬 오리들처럼 시끌벅적 떠들며 내 곁을 지나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선조들은 어쩌면 17세기 정도쯤 화장을 했는지 모른다. 상류층 남녀 모두 말이다. 그다음 빅토리아 시대에는 화장품에 대해 도덕적 회의론이 널리 퍼졌다. 이 사고방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화장품 산업이 생겨난 20세기 초까지 지배적이었다. 그 후 얼굴 화장을 과감하게 세계적인 것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화장은 확실히 여성적인 것이기는 했지만 건전한 것, 심지어 애국적인 것이 되었다. 화장품 회사는 10대 청소년에게 직접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내가 초등학생이었던 1990년대, 본벨(Bonne Bell), 웻앤와일드(Wet n Wild), 제인(Jane), 커버걸(CoverGirl) 등 일련의 값싼 드러그스토어 브랜드에서 초등학교 3학년이 바른 페퍼 향 립밤부터 중학교 3학년이 댄스 파티에서 사용한 반투명 파란 아이섀도까지 매끄러운 표준화의 길을 제공했다. 내가 어린 시절 읽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작은 아씨들> 속 소녀들은 어른처럼 짓궂게 추파를 던질 때 시험 삼아 화장을 했다. 이 모든 것이 내게는 너무 신나는 일이었다. 엄마는 거의 화장을 하지 않았고 내가 자유 시간에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처음 화장실에 틀어박혀 엄마가 사은품으로 받은 크리니크(Clinique) 팔레트 아이섀도를 바르기 시작했을 때, 금기시되는 일을 한다는 애매한 분위기야말로 내가 그런 행동에서 느끼는 최고의 매력이었다.

1990년대는 프랑스 기업 세포라가 화장품 쇼핑에서 셀프서비스의 신모델을 개척한 시기다. 드러그스토어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집에서 써보거나, 백화점 판매 직원의 관리 아래 고급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과 달리, 세포라에서는 자유롭게 제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랑콤 매장에서 립글로스를 모두 섞어 바르다 눈총 받았을 아이들이 세포라 매장에서는 마음 편히 발라볼 수 있었다. 세포라는 1998년 뉴욕에 미국 첫 매장을 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성장한 휴스턴에도 매장이 생겼다. 나는 그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세포라 상품권을 부탁했다. 이모가 살짝 놀랐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 휴스턴 세포라 매장은 같은 쇼핑몰에 입점한 빅토리아 시크릿 매장 바로 옆에 문을 열었다. 그 매장들은 동일한 고객(11세가 아닌 성인 여성)을 겨냥하고 같은 목표, 즉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 자신을 꾸미는 것을 추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나는 단지 세포라에서 쇼핑하고 싶었다. 당시 나는 몇 시간에 걸쳐 위시 리스트를 작성했고, 결국 거르고 걸러 보물 하나만 남겼다. 하드 캔디(Hard Candy) 베이비 블루 매니큐어와 베네피트(Benefit) 문 빔 하이라이트를 빼고, 어반디케이(Urban Decay)라는 브랜드의 반투명 핑크 립글로스만 남겼던 것이다.

물론 이 가상적이고 실제적인 소비의 황홀경 아래에는 분명 끔찍하고 전형적인 젠더 요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예뻐 보이고 싶었다. 예쁘면 또래들로부터 더 쉽게 사랑받고 손윗사람들로부터 더 쉽게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였다. 직장뿐 아니라 유치원에서도 해당되는 사실이다. 나는 11세에 잡지를 읽으면서, 매력적인 예쁨을 얻기 위해서는 의례적인 행동을 지속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헌신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광채 나는 피부는 오로지 비오레(Bioré) 모공 관리와 녹스제마(Noxzema) 수렴 성분의 얼굴 패드를 정기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고 여겼다. 대부분의 그 연령대 사람들처럼 나도 내 앞에 놓인 미래를 이해하고 그것에 참여하고 싶었다. 나는 <더티 댄싱>이나 <그리스>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운전하거나 직접 돈을 벌 수 없었다. 파티에 가거나 신나는 연애를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페이스 마스크를 붙이고 파란색 마스카라를 칠할 수는 있었다. 그리고 즐거움, 의무, 함정과 사춘기 소녀라는 장점이 한데 섞인 가운데 스스로 터득할 수 있었다.

아마 요즘 세포라를 찾는 10대 초반 대부분이 그때와 마찬가지로 생일에 립글로스 한두 개씩 받을 것이며, 애플페이로 300달러 상당의 드렁크 엘리펀트를 구입하려고 정기적으로 소호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진 않을 것이다(나는 소비자층이자 때로는 파괴적 존재인 알파 세대와 그 기업의 전략적 관계에 대해 세포라에 물었다. 하지만 이 기업은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10대 초반은 스마트폰의 시대를 특징짓는 일상생활의 강박적 도구화와 맥락의 붕괴 속에서 살고 있다. 성인 메이크업 및 피부 관리 인플루언서와 동일한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에 속해 있으며 동일한 유형의 영상을 시청하고 심지어 찍는다. 게다가 상당수가 같은 아이템을 다룬다. 나를 비롯한 내 또래들은 그 나이대에 드러그스토어 아이섀도를 서툴게 듬뿍 발라보았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휴대폰을 통해 메이크업 튜토리얼을 제공하는 세미프로들의 카메라에 맞춰진 럭셔리 미학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

특히 한 틱톡 동영상이 내 마음에 남아 있다. 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인플루언서가 내가 봤던 수백 명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착용했던 것과 같은 버블 크라운 헤어밴드를 쓰고 등장해, 낯선 사람들의 얼굴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이 영상은 ‘세포라에 온 10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 인플루언서는 광대뼈 부위를 아이스 롤러로 문지르며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피부 관리에 여러분은 왜 이렇게 집착하세요? 저 역시 피부가 완벽해지길 바라기 때문에 집착합니다. 그런데 10세 어린이의 피부는 이미 완벽하잖아요. 말 그대로 저는 여러분의 피부가 질투 날 정도로 부러워요. 피부가 이미 좋아 보이니까, 더 좋게 하려고 굳이 피부 관리 제품을 안 써도 될 것 같군요.” 그녀는 옥색 롤러로 바꿔 문지르며 어린이에겐 굵은 주름이나 잔주름, 잡티가 없다는 점을 들며 왜 그것을 신경 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뷰어(아마 어린이인 듯했다)는 이 동영상 댓글에 자신이 근사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저는 생일 선물로 받았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뷰어는 “스킨케어 영상을 촬영해주시고 정말 멋진 것 같아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인플루언서도 굵은 주름이나 잔주름, 잡티가 없어 보였다. 나는 그녀를 FamousBirthdays.com에서 찾아봤다. 26세에 불과했다.

5년 전 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인스타그램용 페이스에 대해 떠올렸다. 이것은 ‘알고리즘에 친화적인 얼굴 캔버스 위에,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이용 가능한 뷰티 필터를 따라 하는 주사제와 외과 수술을 통해 묘하게 비슷한 이목구비를 만들어 전문적으로 아름다워 보이는, ‘아름다운 젊은 여성’ 현상을 말한다. 당시 나는 그 암울한 현상을 생각해볼 만한 것으로 여겼다. 조지 손더스(George Saunders)식 이야기처럼 흥미롭게 느껴졌다. 당장 사용 가능한 소득을 가진 성인 여성이 미래에는 정기적으로 신경독과 젤 같은 물질을 얼굴에 주입할 것이라는 가정은 굉장히 신선하고 초현실적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이제 더 이상 비현실적인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대상도 아니다. 할 말이 뭐가 있겠나? 30대 중반 영화배우들은 레드 카펫에 팽팽한 이마와 통통한 입술, 한껏 치켜올린 눈썹으로 등장한다. 많은 사회계층에서 서른 살이 넘어서면, 수술을 통한 주기적인 얼굴 변화는 거의 일반적인 일이 되고 있다. 도시와 교외에서, 그리고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그런 변화가 일고 있다. 성형외과 의사로부터 보톡스 시술을 받는 남성의 숫자는 2020년과 2023년 사이에 두 배 정도 늘어나며 50만 명을 넘어섰다. 성형외과 의사들이 매년 시술하는 보톡스와 필러의 총시술 건수 역시 두 배 증가한 대략 1,600만 건에 달했다. 실제 수치는 이보다 더 높다. 이 수치는 미국 성형외과의 협회(American Society of Plastic Surgeons)가 발표한 것으로, 메디컬 스파의 시술 건수는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의료 면허를 가진 성형외과 의사 수를 넘어서는 8,000개 이상의 메디컬 스파가 그곳에서 운영 중이다.

세포라를 찾는 10대 초반의 아이들은 대통령 선거를 두 번 치르기 전 성인 뷰티 세계에서 지배적이던 셀프케어 표현 중 일부를 차용하는 듯 보인다. 이 의식구조 때문에 자신의 얼굴을 관리하는 것은 개인적인 즐거움을 향유하고 자신의 삶을 통제하는 방법에 해당된다. 그렇지만 성인들은 대체로 그런 것에서 벗어났다. 그 누구도 더 이상 립밤 관련 블로그 게시 글에 오드리 로드(Audre Lorde)를 인용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기만하지 않는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 인정받았던 웰니스라는 표현은 (종종 그 표현에 의지했던) 걸보스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2020년경 주류의 자리에서 사라졌다. 뷰티(또한 문화, 정치,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에 관한 분위기는 원초적이고, 실용적이며 공격적이다. 그래서 오늘날 적나라한 물질적 현실에 대한 경의가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타일과 기술이 복잡한 순환 속에서 이런 변화를 촉진했다. 몇 년 전, 자기 몸 긍정주의를 외치던 인플루언서들은 오젬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패션 트렌드가 2000년대 초 유행했던 란제리 톱과 골반뼈 노출의 미학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약간의 아이러니가 있었지만, 이 미학은 잡지 커버에 업스커트 사진을 게재하고 디즈니 출신 스타들이 결혼할 때까지 처녀성을 맹세했던 시기, 즉 대중문화에서 진보적인 가치관이 바닥을 찍던 때를 참조한 것이었다. 그 분위기로 회귀하는 것은 더 광범위하고 인터넷의 영향을 받은 반동적인 보수주의에 의해 뒷받침된다. 2020년 후 ‘일깨워진 이상’에 대한 조바심, 그리고 2000년대 초반부터 힘을 결집하고 있는, 당당하게 여성을 혐오하는 온라인 남성 커뮤니티(본의 아니게 순결을 지킨 사람, 원 나이트 상대를 유혹하는 전문가, 남성 인권 운동가 등)의 영향력이 그런 보수주의인 것이다. 이 남성들은 여성들이 ‘유일한 힘의 원천’, 곧 외모를 잃는다고 가정하는 시기인 30대 전후에 매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 생각은 단순한 사회적 사실로 집단의식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앤 해서웨이는 지난해 40세의 나이에 프로모션 투어를 돌며 나이보다 젊어 보여 굉장한 찬사를 받았다. 이것은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나는 얼마 전 31세인 마일리 사이러스의 사진을 봤다. “그녀는 ‘좋은 와인처럼 나이 들어감’의 정석이다”라는 글이 함께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나는 수면 시간을 줄여가며 아기 재우는 팁을 찾으려고 레딧(Reddit)을 샅샅이 찾곤 했다. 그러자 레딧 알고리즘은 나와 관련 있다고 보이는, 어느 정도 정확한 다른 포럼을 제공했다. 종종 내 연령대 여성들이 쓴 피부 관리에 대한 많은 게시물을 읽게 되었다. 그들은 누누이, 늙어서 매력을 상실할까 봐 두려워했다. 나는 20대 초반이지만 보톡스를 맞은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봤다. 또 다른 인플루언서는 “이제 막 23세가 되었고 보톡스 맞는 것을 조금 늦추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레티놀을 꾸준히 사용해야 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한 18세 여성은 얼굴이 통통한데 턱선이 갸름해 보이도록 보톡스를 맞아야 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20대 초·중반에 얼굴이 조금 바뀌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가치가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바로 보톡스를 맞기로 했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보톡스와 필러는 더 젊어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20대나 더 어린 사람들을 종종 더 나이 들어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지난해 19세나 그 이하 연령 인구 가운데 거의 4만4,000명이 성형외과 의사로부터 보톡스와 필러 시술을 받았다. 노화 과정을 멈추거나, 아름다움을 연상시키거나, 영상에 촬영된 모습을 흉내 내려고, 과하게 주사제를 주입한 20대들은 그들이 막고자 노력하던 그 미래를 앞당기게 된다. 그것은 끔찍한 악순환이 된다. 행하는 것만으로도 애초에 그것을 촉발시킨 수준을 더 훼손한다. 여성적인 얼굴을 더 면밀히 살피고, 만족스럽고 젊은 얼굴을 만들기 위한 그들의 목적을 완수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림으로써 말이다. 여기서 세포라를 찾는 10대 초반 아이들과 보톡스를 맞는 20대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이 완전히 응집력 있는 전체 중 논리적인 일원에 해당될 때조차, 그들은 일탈하는 사람들처럼 이야기된다는 것이다.

약 20년 전, 65세였던 노라 에프론(Nora Ephron)은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우아하고 유쾌하게 나이 든다는 것(I Feel Bad about My Neck: And Other Thoughts on Being a Woman)>이라는 에세이를 출간했다. 그녀는 이 에세이에서 사람들이 더 젊어지기보다 나이 드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하는 책을 쓰는 이유를 의아해했다. 분명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책에 따르면 그녀 나이를 먹게 되자 기억력은 나빠지고 자전거로 멀리 갈 수 없으며 직장에서도 영향력을 잃는다. 그러면서 당신이 성관계를 한다 해도 꿈꾸던 그런 성관계가 아니라면서, “더구나 비키니를 입을 수도 없습니다. 세상에, 26세였던 그해에 비키니를 입지 않았던 걸 얼마나 후회하는지 모릅니다. 이 글을 읽는 젊은 사람은 지금 당장 비키니를 입으세요. 그리고 34세가 될 때까지 벗지 마세요”라고 썼다.

나는 20대 초반에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그녀의 충고를 진심으로 받아들여 가능한 한 기회가 될 때마다 비키니 스타일의 옷을 입었다. 그러다 35세 어느 봄날, 처음 실용적인 수영복을 샀고, ‘무의식적으로 에프론의 데드라인을 준수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브루클린 여성들 절반이 그렇듯, 나 역시 당시 미란다 줄라이(Miranda July)의 소설 <올 포스(All Fours)>를 우연히 읽고, “내가 여성성이라고 여긴 것 상당수가 단지 젊음에 불과했다”는 글귀를 체크해두었다. 요즘, 어린이들은 10대 초반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10대 초반은 틴에이저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틴에이저들은 성인 여성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그리고 성인 여성은 늘어진 모공이 없는 얼굴, 하얀 양말과 페니 로퍼와 머리 리본 착용을 꿈꾸면서, 열 살 소녀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뷰티 또는 그것에 관한 우리의 생각은 늘 깊은 열망, 굴복, 병리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것은 특정한 것들을 매우 분명하게 만든다. 즉 우리는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를 허비하고 우리 앞에 놓인 것을 낭비하고 있으며, 우리가 믿기지 않는 경험(주름 없는 피부, 토요일마다 갖는 여유로운 시간, 커피콩을 기를 수 있는 기후를 가진 지구)으로 깨닫게 될 많은 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는 미래를 언뜻 보면, 우리는 그 미래가 오지 않는 것처럼, 또는 결코 오지 않을 세계로 가는 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척한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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