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져나올 수 없는 무한 루프의 함정 ‘8번 출구’
보통 공포 영화나 스릴러 영화에는 기승전결이 있습니다. 가장 흔한 공포 영화 이야기를 떠올려볼까요? 어딘가에 친구들과 함께 놀러 갔다가 괴물에게 쫓기게 되거나, 으스스한 기운이 느껴지는 집에 머물렀다가 귀신을 만나게 된다는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에서 잠시 코미디나 로맨스를 보여주는 등 공포의 강약 조절도 이뤄지고요.
하지만 <8번 출구>는 조금 다릅니다. 올해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인 이 영화는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숨 막히는 긴장감을 안겨줍니다. 지하도에 갇힌 한 남자가 8번 출구를 찾아 헤맨다는 단순한 이야기인데요.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규칙대로 문제를 풀어야만 무한 루프를 벗어날 수 있거든요. 규칙이란 일종의 틀린그림찾기입니다. 지하도 안에서 달라진 점을 찾아내야 하죠. 포스터 위치는 제대로인지, 지나가는 사람에게 이상한 점은 없는지, 들려오는 소리의 타이밍은 제대로인지 알아내야 합니다.
<8번 출구>는 지하도 0번 출구에서 시작해 8번 출구로 나가면 끝나는 비디오게임이 원작입니다. 영화 역시 게임을 하듯 주인공과 하나가 되어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죠.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포가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은 주인공과 함께 영원히 지하도에 갇혀 있을 것만 같은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일상에서 이상이 발견되는 순간 시작되는 무시무시한 무한 루프에 빠져들어보세요. 과연 주인공은 8번 출구로 탈출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