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가 근사한 드레스 차림으로 무릎을 꿇은 이유
2024 베니스국제영화제를 찾은 안젤리나 졸리는 그리스 여신 같은 자태로 레드 카펫을 밟았습니다. 전체가 드레이프된 누디한 컬러의 롱 드레스에 인조 모피 스톨을 걸친 뒤 브로치로 포인트를 주었죠.
전날 디올의 반팔 트렌치 코트를 입은 그녀는 다음 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브라운 톤의 롱 시폰 드레스 차림을 선보여 레드 카펫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는데요.
이날 그녀가 입은 의상은 런던에서 활동 중인 호주 디자이너 타마라 랄프의 의상이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레이블의 팬으로 이미 여러 차례 랄프의 룩을 입고 레드 카펫에 오른 바 있습니다.
드레이프 드레스는 그녀의 가느다란 몸매와 큰 키를 돋보이게 했죠.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띈 건 브로치였습니다. 그녀를 베니스로 부른, 영화 <마리아>의 주인공 ‘마리아 칼라스’가 실제로 소유했던 브로치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날 모든 카메라의 플래시가 터지게 만든 건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근사한 룩으로 우아하게 걷던 그녀는 레드 카펫 끝에서 취약성 뼈 질환을 앓는 팬을 만났고, 지체 없이 그 옆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레드 카펫에 모인 이들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있던 그녀가 단박에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온 순간,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여왕의 귀환이었죠.
그녀는 기자회견에서 아카데미라는 영예도 좋지만 칼라스 팬들의 인정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졸리는 “작품에 대한 반응이 좋다면 제 개인적으로는 매우 감사한 일이지만,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에게 큰 의미가 있는 사람들과 그녀의 유산을 아끼는 사람들을 실망시킬까 봐 마음속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라고 덧붙였죠.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에 대한 새로운 전기 영화 <마리아>는 이번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초연되었으며, 관객들은 8분간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열광적인 반응에 감동해 눈물을 흘렸고, 감격한 나머지 얼굴을 돌렸다고 전해집니다. 또 졸리는 <마리아>를 통해 15년 만에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