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중단! 2026년에는 ‘옷장 파 입기’가 유행할 겁니다
옷을 고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의자 위에 쌓인 옷 더미 중 가장 깨끗해 보이는 걸 집어 드는 쪽일 수도 있고, 룸메이트나 연인 혹은 감각 좋은 반려동물에게 선택권을 넘길 수도 있겠죠. 옷장 관리 앱으로 모든 아이템을 데이터화해 계획적으로 입는 타입일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든 우리는 수많은 영감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핀터레스트부터 OOTD 문화(이 글을 쓰는 시점에 틱톡에는 5,890만 개의 #OOTD 게시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패션 위크 스트리트 스타일까지. 매일 넘쳐나는 이미지가 옷 입기를 도와주는 듯 보이지만 정작 옷장 앞에서는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만족하긴 힘들어진다는 ‘디지털 시대의 역설’ 때문이죠.
이 아이러니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쇼핑 에디터입니다. 평생 예쁜 톱 고르는 일을 해왔다고 해서 옷장 앞에서 망설이지 않는 건 아니거든요. 저 역시 하염없이 옷장을 들여다보다가 결국 빈티지 플랫폼을 스크롤하며 해답을 찾곤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멋진 장 폴 고티에 메시 톱을 추가해도 “입을 옷이 없다”라는 허기를 완전히 채워주진 못하죠.
입을 옷이 없다는 말은 사실 새 옷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옷에 더는 설레지 않는다는 신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 새로운 옷을 사들이는 대신 ‘내 옷장에서 쇼핑하자’라고 마음먹었습니다. 오래된 옷들과의 재결합이죠. 트렌드에 급급하기보다 한동안 뒤편에 밀려 있던 아이템을 꺼내 새로운 방식으로 스타일링해보는 겁니다.
생각해보면 지금이야말로 리웨어(Rewear) 트렌드에 올라타기 좋은 시기입니다. 2010년대엔 브랜드들이 바이럴과 충격 효과에 집중했다면 최근 주목받는 컬렉션과 디자이너 데뷔는 일상적인 옷을 얼마나 독창적으로 연출하느냐에 초점을 맞춥니다. 마이클 라이더가 이끄는 셀린느나 루이스 트로터의 보테가 베네타, 마티유 블라지가 선보인 샤넬의 뉴 청바지가 대표적이죠.
여러 하우스는 이런 스타일링 방식을 브랜드의 핵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강렬한 컬러 조합의 질 샌더나 엇박자 프레피 룩의 미우미우처럼요. 과시적인 로고 대신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디테일이 멋이 되는 방식이죠.
초포바 로위나의 스커트 아래 바지를 겹쳐 입는 스타일이나 보테가 베네타의 체크 셔츠와 청바지 조합처럼 당장 런웨이에서 일상으로 넘어온 룩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룩도 언젠가는 포화 상태에 이르겠지만 매 시즌 새로운 런웨이는 오래된 아이템을 다시 실험할 힌트를 줍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도 자신의 옷장을 다시 사랑하도록 영감을 주고 있고요. 크리에이터 올리비아 허스트(Olivia Hirst)는 옷장 속 독특한 아이템을 외면한 채 새 옷만 사던 습관을 버리고,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과거와 현재 컬렉션을 참고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과정 자체가 패션을 다시 즐기게 했다고요.
틱톡의 마이크로 트렌드도 무언가 새로 사야겠다는 강박이 아닌 영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발레코어는 스커트 레이어링으로 풀 수 있고, 몹 와이프 무드는 오래된 레오파드 아이템이나 빈티지 퍼 코트로 충분히 연출할 수 있으니까요. 빈티지 시장이 활성화된 지금은 예전에 샀던 명품을 다시 꺼내 입기에도 좋은 타이밍입니다.
패션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이터 벗 메이크 잇 패션(Data But Make It Fashion) 창립자 마데 라푸에르타(Madé Lapuerta)는 유행이 지났다고 여겨졌던 아이템이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구찌 벨트나 버버리 스카프처럼 말이죠. 옷장 속 아이템을 쉽게 처분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올해는 ‘옷장 파 입기’를 시작해보세요. 기본은 소유한 아이템을 활용하는 것. 그래도 빈칸을 채우고 싶다면 중고부터 살펴보는 선택도 잊지 마세요. 옷장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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