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눈이 가네, 반듯하지 않아 더 예쁜 비정형 시계 추천 4
정확성과 객관성의 집약체인 시계도 때로는 일탈을 원한다.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가 대표작 ‘기억의 지속’에서 마치 엿가락처럼 흐물거리는 시계를 그려냈듯, 어떤 시계들은 적극적인 방식으로 ‘칼각’을 거절한다. 구부러지고 어긋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딱 떨어지지 않아 더 오래 시선이 머무는, 휘어질 결심의 매혹적인 비정형 시계를 모아보았다. 이미 너무나 유명한 까르띠에 크래쉬는 제외했다.
베르네롱, 미라지
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괴물 신인’ 베르네롱의 대표 라인 미라지는 출시와 함께 애호가들의 러브콜이 쇄도한 인기작이다. 비대칭의 타원형 케이스와 곡선형의 핸즈는 얼핏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황금비율을 적용해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지도록 정밀하게 설계한 결과다.
화룡점정은 무브먼트. 이 역시 전체적인 디자인과 발맞춰 곡선형 비대칭 형태로 제작돼, 시계를 유기체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34mm 타이거아이와 라피스 라줄리는 약 1억 원, 38mm 시에나와 프러시안블루는 약 1억 2,120만 원이다.
바쉐론 콘스탄틴, 히스토리크 아메리칸 1921
좀 비뚤어졌다. 그래서 특이하고, 더 실용적이다. 숫자판이 시계 방향으로 45도쯤 돌아가 있는 아메리칸 1921은, 손목을 돌리지 않고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독창적인 매력과 기능성을 뽐낸다. 1920년대 미국 시장을 겨냥하며 제작한 1921년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 레이웨일 다이얼 트레인과 블랙 컬러로 페인팅 된 아라비아 숫자가 클래식한 감성을 완성한다. 6,700만 원.
제랄드 찰스, 마에스트로 2.0 메테오라이트
만약 거대한 손목시계 위로 운석이 떨어져 흔적이 남는다면, 이런 형태 아닐까? 실제 운석을 다이얼 소재로 사용해 제작한 마에스트로 2.0 메테오라이트 다크블라스트는 역동적 감각을 자아내는 비정형 시계다. 이중 층 구조로 만들어진 다이얼이 입체감을 더한다. 로마 숫자와 인덱스는 마치 폭발의 힘에 의해 물리적으로 밀려난 듯 움직이고, 기울어지며, 이동된 것처럼 보인다. 한화로 약 4,220만 원.
라르비
앞서 소개한 시계들과 완성도를 견주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나, 외형적 측면에서 언급하지 않으면 서운한 라르비의 SINNGOUKI(신호등). 결정적 차이는 아날로그 시계가 아닌, 디지털 시계 다이얼이 흐물거린다는 점이다. 스포티하고 캐주얼한 매력이 있다.
‘롤렉스’를 ‘크래쉬’ 해버리면 어떻게 될까? 마치 이 질문에 대한 답처럼 보이는 라르비의 PEA 시리즈다. 친구들을 화들짝 놀라게 하고 ‘네 롤렉스에 무슨 일이 생긴 거냐’는 질문을 받고 싶다면 구매를 고민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