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우주에서 왔다, 아주 특별한 지구의 시계 5
보기에 아름다운 것이 다가 아니다. 운석 시계 안에는 생명의 기원에 대한 비밀이 담겨 있다.
시계의 세계를 깊이 파고드는 뉴스레터 운영자 캠 울프가 육아 휴직에 들어간 관계로, 시계 전문가 제러미 프리드가 대신 이 글을 작성했다. 지큐의 시계 기사는 질문을 던지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무리 큰 질문이라도 말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시계의 이상적인 사이즈는 얼마인가? 온라인 사이트에 없는 롤렉스는 어떻게 살 수 있는가? 그리고 생명은 어디에서 왔는가? 각각 36mm, 먼저 다른 롤렉스 제품을 많이, 아주 많이 산다, 그리고 세 번째 질문은 답하기 좀 까다롭다. 그 해답을 이 기사에서 찾았다. 바로 운석 다이얼을 사용한 시계다. 아마 이 기사의 결론으로 새로운 시계를 하나 사고 싶게 될 것이다.
요즘 운석 다이얼 시계는 확실한 전성기를 맞고 있다. 롤렉스 데이토나나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같은 클래식 모델의 운석 버전은 물론이고, 사토리 빌라르, J.N. 샤피로 같은 하이엔드 인디 브랜드들도 이 우주 암석 트렌드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불로바, 조디악,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마이크로브랜드들까지 합류하고 있다.
운석 시계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선 운석은 우주에서 온 물질이며, 우주에서 온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 자체가 뭐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멋지다. 또 대부분의 브랜드가 사용하는 운석은 비드만슈테텐 패턴이라 불리는 독특한 줄무늬 결을 지니고 있다. 이는 철과 니켈이 섞인 용융 금속이 우주의 차갑고 진공에 가까운 환경에서 빠르게 식으면서 형성된 것이다. 이 패턴 덕분에 각 시계는 추상 표현주의 작품 같은 독특한 외관을 갖게 되며, 완전히 똑같은 다이얼은 단 하나도 없다. 하지만 운석은 단순한 돌 다이얼이 아니다. 표면 아래에는 말 그대로, 그리고 비유적으로도, 지구 생명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단서들이 숨어 있다. 어쩌면 우주 전체의 기원에 대한 실마리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이라고 하면 국립공원을 떠올리지만, 자연은 대기권의 끝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시카고 필드 박물관의 수석 연구 디렉터 필리프 헤크는 이렇게 말한다. “자연의 대부분은 지구 밖에 있고, 운석은 그 일부입니다.”
1893년에 설립된 필드 박물관은 민간 기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운석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1,600개 이상의 운석에서 나온 12,000점 이상의 표본을 소장하고 있다. 그중에는 오래전 소행성 충돌로 떨어져 나온 달의 조각도 있고, 화성에서 온 파편도 있으며, 태양계 외곽에서 날아온 것들도 있다. 그리고 그 각각 안에는 우리 우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대부분의 운석은 약 45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던 시기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구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지구 생명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리고 ‘모든 것’의 역사에 관한 수많은 질문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담고 있다. 그중 상당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 연구가 매력적인 겁니다. 우리의 기원 이야기와 우주 속에서의 위치를 알려주니까요.” 헤크는 말한다. “운석을 연구할수록, 우리가 얼마나 모르는 게 많은지를 더 실감하게 됩니다.”
시계 다이얼에 사용되는 운석 대부분은 두 종류에서 나온다. 하나는 현재의 나미비아 지역에 떨어진 기베온, 또 하나는 스웨덴에서 발견된 무오니오날루스타다. 이들은 모두 철 운석으로, 45억 년이 넘는 나이를 지닌 태양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질 중 하나이자, 지구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물질이기도 하다. 헤크에 따르면 시계 제작자들이 철 운석을 선호하는 이유는 다른, 더 부서지기 쉬운 우주 암석에 비해 가공이 상대적으로 쉽고, 앞서 언급한 패턴이 시계 다이얼이라는 작은 면적에서도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금화 시계를 발명한 것으로 알려진 코룸은 1986년 무오니오날루스타 다이얼을 사용한 애드미럴 모델을 선보이며 운석 다이얼 시계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이후 그린란드에서 탐험가 로버트 피어리가 1890년대 말에 가져온 30톤짜리 운석 덩어리로 만든 메테오라이트 피어리 등 여러 모델이 뒤따랐다. 롤렉스는 그다음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기베온 다이얼을 적용한 데이데이트와 데이토나를 선보였다. 이후 수많은 브랜드들이 이 흐름에 합류했다. 오메가, 까르띠에, 예거 르쿨트르, 에르메스, 드 베튠, 피아제, 루이 비통, 제니스 등도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운석 다이얼 시계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 소재를 가장 집요하게 탐구한 브랜드는 단연 부티크 워치메이커 루이 모네다.
“이 운석들이 우리에게 도달하기까지 수십억 킬로미터를 여행했다는 사실이 저를 매료시킵니다.” 루이 모네의 오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리고 오랜 운석 애호가인 장 마리 샬러는 이렇게 말한다. 다른 브랜드들이 운석을 간간이 사용하는 데 그치는 반면, 루이 모네는 2008년 이후 무려 16개 모델에 이 소재를 적용하며 하나의 정체성으로 삼아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야심찬 작품은 단연 한정판 코스모폴리스다. 가격은 한화로 약 3억 8천만 원 수준이며, 열두 종류의 서로 다른 운석으로 만든 인덱스를 사용했다. 여기에는 달에서 온 운석 도파르 461, 화성 운석인 도파르 1674, 그리고 태양보다 오래된 미세한 다이아몬드와 흑연 입자를 포함한 알렌데 등이 포함된다.
루이 모네라는 브랜드 이름의 주인공인 19세기 시계 제작자 루이 모네는 천문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천체 계산을 돕기 위해 세계 최초의 크로노그래프를 제작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샬러가 운석에 매료된 이유는 단순한 역사적 연결성 때문만은 아니다. 사라진 원시 행성의 잔해인 에르그 체크 조각을 포함해 수십 점의 개인 운석 컬렉션을 보유한 그에게 운석은 훨씬 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어떤 운석은 태양계의 형성을 직접 목격했고, 어떤 운석은 우주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생명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샬러는 말한다. “다른 세계에서 온 돌을 손에 쥐고, 그렇게 희귀하고 독특한 조성을 마주하는 경험은 매우 겸허하면서도 깊은 영감을 줍니다.”
물론 그런 경험을 하기 위해 꼭 운석 다이얼 시계를 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운석 다이얼을 지닌 시계는 단순한 부품의 합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제공한다. 시계는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초, 분, 시간, 날, 해를 측정하는 도구이며,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과의 물리적인 연결 고리다. 그렇다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빌딩 블록을 담고 있을지도 모르는 45억 년 된 암석보다, 그 사실을 더 잘 상기시켜 주는 것이 또 있을까?
“운석 조각을 시계에 통합하는 것은 두 가지 시간 스케일 사이의 시적인 긴장을 만들어냅니다. 무한한 우주의 시간과, 초 단위로 계산되는 인간의 시간이죠.” 샬러는 말한다. “운석 다이얼은 시간이 통제될 수 없으며, 오직 말해질 뿐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그것은 문학적인 차원을 시계에 부여합니다. 모든 문명 이전의 이야기를 품은 물건이라는 점에서 말이죠. 결국 그것은 우리가 시간 속에서 어디에 서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더불어 출근 시간에 15분쯤 늦는 일쯤은 조금 덜 스트레스로 느끼게 해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