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ews in Korean

지독하게 잘하는 포르쉐의 첫 전기 SUV, 마칸 GTS 후기

포르쉐의 첫 전기 SUV를 시승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 이유를 아래 정리해봤다.

전기 SUV? 다 비슷비슷하지 않나? 비슷한 차체 형태에, 온 가족이 탈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현란할 정도로 첨단 기술이 들어가 있으며, 스포츠카처럼 빠르게 가속한다. 그리고 그중 상당수는 정치인의 판지 등신대만큼이나 영혼이 없다. 하지만 이 차는 다르다. 신형 포르쉐 마칸 GTS는 완전한 순수 전기 모델로만 출시되며, 대부분의 경쟁 모델보다 더 뛰어난 외관을 갖췄을 뿐 아니라, 완전히 포르쉐다운 주행 감각을 선사한다.

GTS는 마칸 라인업 가운데 외관상 가장 스포티한 모델이다. 비록 출력은 터보보다 낮지만 말이다. 전기차에 ‘터보’라는 이름을 붙이는 문제는 굳이 따지지 말자. 기본 모드에서는 다른 마칸보다 차체가 10mm 낮고,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추가로 10mm 더 낮아진다. 레이시한 디테일과 레이스-텍 소재가 곳곳에 적용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형제 모델들보다 가볍다는 것이다. 직선 구간에서는 터보가 따라잡을 수 있겠지만, 코너에서는 GTS가 앞서 나간다. 단연코 가장 재미있는 모델이다.

가격은 한화로 약 1억5천만 원 수준부터 시작한다. 포르쉐 마칸 GTS에는 앞뒤 차축에 각각 하나씩, 총 두 개의 전기 모터가 탑재된다. 기본 구조는 터보와 동일하지만, 후륜 쪽 출력이 다소 낮게 조정됐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단점이 되지는 않는다. 이번 2월 프랑스 코트다쥐르 산악 도로의 얼어붙은 헤어핀 구간에서 이 차를 시승했는데, 코너 탈출 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마다 후륜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접지력은 경이로울 수준이었다. 무려 954Nm에 달하는 토크가 얼어붙은 노면에 그대로 전달되어, 차를 수평선 너머로 쏘아 올렸다. 참고로 이 토크 수치는 맥라렌 P1보다도 높다.

일반 주행 조건에서 합산 출력은 510마력이며, 런치 컨트롤을 활성화하면 563마력까지 상승한다. 신호 대기 중에 911을 민망하게 만들고 싶다면 충분한 수치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8초에 불과하다. 이는 911 카레라 기본형보다도 빠른 기록이다.

주행은 완전히 정숙하게 할 수도 있고,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마치 스타트렉을 연상시키는 V6 신시사이저풍의 사운드를 들을 수도 있다. 의외로 청각적으로도 꽤 몰입감을 준다. 핸들링 역시 마찬가지다. 언더스티어 기미는 전혀 없다. 옵션인 후륜 조향 시스템을 선택하면 방향 전환이 파리처럼 재빠르다. 이 차는 마치 1990년대 핫 해치처럼 휘두를 수 있다. 건조 중량 1,900kg이라는 사실을 거의 잊게 만든다. 48:52의 전후 무게 배분, 에어 서스펜션, 레이스 사양의 더블 위시본 프런트 서스펜션, 전자식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 그리고 포르쉐의 뛰어난 액티브 스태빌리티 매니지먼트 시스템 덕분이다. 마치 랜도 노리스 수준의 차량 제어 능력을 갖춘 듯한 착각을 준다.

실내는 우리가 기대하는 포르쉐 그 자체다. 세련된 미니멀리즘, 뛰어난 마감 품질, 직관적인 인체공학 설계가 돋보인다. 키188cm 이하라면 뒷좌석에도 세 명이 충분히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800V 전기 시스템을 갖춰 일반적인 전기차보다 두 배 높은 충전 출력을 지원한다. 최대 270kW급 DC 급속 충전을 지원해, 적절한 충전소를 찾는다면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단 21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기술이 탑재됐다. 자동 주차 기능은 물론, 방금 주행한 마지막 50미터를 자동으로 후진하는 기능도 있다. 좁은 차고나 굽은 시골길에서 매우 유용하다. 동승석 전면 디스플레이에서는 디즈니 플러스 같은 앱으로 영상을 스트리밍하거나 아스팔트 9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심지어 노래방 기능도 제공한다.

원한다면 바퀴 달린 플레이스테이션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차가 진짜 포르쉐라는 사실이다. 현실에서 이토록 완성도 높은 드라이빙을 누릴 수 있는데, 굳이 비디오 게임이 필요할까?

Читайте на сайт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