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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수 “저만의 물길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에요”

여전히 피어나는 중입니다만.

원피스, MSGM, 모자, 나이스웨더, 스니커즈, 나이키, 블랙 포인트 실버 링, 톰우드, 실버 링, 에스실. 시계는 서은수의 것.

GQ 요즘 한참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촬영 중이라고요.
ES 네. 굉장히 푹 빠져서 찍고 있어요. 촬영만 생각할 정도로요.
GQ 반응이 정말 좋았잖아요. 기억에 남는 댓글은 어떤 게 있어요?
ES 다, 다 좋았는데요. 사실 자랑하듯이 말하고 싶은 반응이 있는데 이건 말하면 안 될 것 같고.
GQ 왜요.
ES 아아, 안 돼요. 정말 안 될 것 같고.(미소) 전 그 말이 좋더라고요. “굉장히 무거운 극에서 감초 역할을 제대로 한다”, “나올 때 마다 웃음이 나온다”, “활기 있다” 이런 말들이 좋았어요.
GQ 그러니까요. 귀엽고, 유쾌하고 다 했죠. 그래서 전 그런 오예진이 어떻게 완성됐을까, 그 과정이 궁금하기도 했어요.
ES 딱 부산 여자잖아요. 여기에 그 시대상, 시대적인 이미지를 많이 입혀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투리, 그것도 옛날 부산 사투리를 좀 배웠죠.
GQ 어떻게요? 어른들한테?
ES 저는 뉴스 많이 찾아봤어요. 옛날 뉴스. 거기에 그 옛날 말투들이 정말 그대로 나와요. 인터뷰 같은 장면에서. 그리고 옛날 부산 사투리는 거의 모든 말 끝에 ‘예’자를 많이 쓰거든요? 뭐뭐 해쓰예, 이런 거. 이게 입에 잘 안 붙어서 이땐 아빠나 할머니 말투 계속 들으면서 익히기도 했어요.

원피스, 실버 이어링, 모두 버버리. 레더 재킷, 에토스. 로퍼, 자라. 시계는 서은수의 것.

GQ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 느낀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ES 느낀 거. 잠시만요. (천천히 생각을 정리한 후) 저는 모든 선배님, 스태프분들이 몰두해 있는 모습을 보고 정말 많이 배웠어요. 늘 제가 생각한 것 이상이었어요. 작품에 온전히, 푹 빠져 있고, 굉장히 노력하고, 또 얼마나 많이 고민하는지를 옆에서 보면서 아, 이렇게 해야 작품 하나가 나오는구나, 이런 걸 많이 느꼈어요. 이렇게 부단히, 열심히 해야 대중 앞에 나올 수 있구나.
GQ 은수 씨도 모든 작품에서 늘 그렇게 해왔을 텐데, 왜 유독 이번 작품에서 새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ES 이유라면 많은 분량을 대본대로 안 갔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대사를 대본대로 가지 않고 그 순간, 그 공간의 상황에 맞춰서 그때마다 다르게 연기하는 법을 많이 배웠거든요. 그런데 그러려면 정말 몰두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서, 모두 각자의 역할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GQ 이야기를 듣다 보니 현장이 좀 상상 되는 것 같아요. 에너지 부글부글 끓는 현장. 그럼 은수 씨는 언제부터 연기에 좀 힘이 붙었던 것 같아요?
ES 있어요. 저 강대일 검거하는 장면 찍을 때요. 막 몸을 쓰니까 정말 신났는데 ‘OK’ 사인 나고 감독님을 보니까 엄청 좋아하고 계셨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재밌다, 즐겁다, 나 이대로 가면 되겠구나’ 이런 자신이 좀 생겼어요.

티셔츠, 토니웩. 슬리브리스, 크리스토퍼 에스버 by 아데쿠베.

GQ 그럼 반대로 끝까지 안고 있었던 고민은 뭐였어요?
ES 음, 오예진이 굉장히 유쾌하고 밝은 캐릭터인데 뒤로 갈수록 진지해지는 모습이 나와요. 예진이의 고민, 욕망이 많아지면서요. 저는 그 과정에서 캐릭터의 톤이 많이 바뀐다고 생각했거든요. 극 초반에 갖고 있던 오예진의 순수함이 조금씩 흐려지면서요. 고민이었다면 그 지점이요. 저는 이 변화를 평범하게 연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오예진만의 색깔과 온도가 있는데 그걸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차이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그 고민이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감독님하고도 정말 많은 얘기를 했고요.
GQ 감독님은 어떤 조언을 주시던가요?
ES 눈빛이 죽어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선명하고 맑은 오예진은 계속 가져가고, 거기에 진지함, 고민, 욕망들이 표현되면 좋겠다고 주문하셨어요.
GQ 듣고 보니 그렇게 표현된 것 같은데요? 그럼 아주아주 나중에 <메이드 인 코 리아>라는 작품을 떠올리면 어떻게 기억될 것 같아요?
ES 굉장히 뜨겁고 찬연한 작품? ‘찬연하다’는 게 빛이 눈부실 만큼 밝다는 뜻인데요, 그렇게 기억될 것 같아요. 눈부시게 뜨거웠던 시간으로요.

재킷, 와이드 팬츠, 모두 렉토. 니트 베스트, 아페쎄. 스니커즈, 나이키. 실버 네크리스, 에스실. 안경, 발렌시아가.

GQ <메이드 인 코리아>말고 은수 씨에게 유독 특별했던 작품은 또 뭐가 있어요? 어떤 이유에서든.
ES <마녀 2>요. 준비해야 할 것이 정말 많아서 진짜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났을 정도예요. 무엇보다 영어에 대한 압박감이 굉장히 심했거든요? 동영상은 수백 개 정도 봤던 거 같고, 또 본 만큼, 그 편 수 만큼 혼자 놓고 찍기도 했고요. 거기에 몸도 만들어야 돼서 수시로 푸시업하고, 막 호텔 숙소에서 닭 가슴살 먹어야 하면 세면대에 중탕해서 먹고 그랬어요. 내가 또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독하게 했던 것 같아요.
GQ 어떤 마음이 은수 씨를 그렇게 치열하게 몰아붙였던 것 같아요?
ES 두려움. 평가를 어떻게 받을지 알 수 없으니까 그게 정말 두려웠어요. 그때 4개월 동안 제주도에 있었거든요. 그 시간 전부를 오롯이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던 것 같아요.
GQ <마녀 2>부터 <메이드 인 코리아>까지, 사이사이 몇몇 작품도 있었고요. 은수 씨는 이 작품들을 통과하면서 배우로서 어떻게 다듬어졌다고 생각해요?
ES 흐으으음, 요고 어렵네요. 생각 좀 해볼게요. (한참 뒤) 저 겁이 좀 없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맷집도 좀 생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대본을 볼 때 평범한 거, 해봤던 거, 이런 걸 어느 순간부터 피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 주변에선 왜 또 제 발로 가시밭길을 들어가냐, 이런 말들 하는데 전 그 가시밭길, 가봐야겠는거죠.(웃음)
GQ 그 마음이 단순한 도전은 아닐 테고요.
ES 그냥 저만의 물길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지 않을까, 좁은 길이라도 내 길이라면 기꺼이 가보고자 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데님 셔츠, 아크메드라비. 데님 팬츠, 순진. 부츠, 골든구스. 체인 네크리스, 에스실. 레이비즈 네크리스, 엔누이. 링, 넘버링. 톱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열쇠 모양 네크리스는 서은수의 것.

GQ 그럼 다듬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도 있어요?
ES 눈빛. 제가 약간 눈빛 신봉자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을 볼 때 저는 눈빛을 먼저 봐요. 어떤 사람은 정말 눈빛이 밝고, 밝다 못해 빛나는 사람도 있고요. 반대로 흐릿한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이 눈빛은 노력한다고 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뭔가 마음에서 오는 것 같아서 그래서 눈빛을 더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마음을 보는 것 같기도 해서. 그렇기 때문에 결국 저도 오랫동안 이렇게 눈이 빛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GQ 은수 씨를 잘 아는 이들은 ‘서은수’라는 사람을 두고 주로 어떤 말을 자주하는 것 같아요?
ES 이것도 어렵네요. 나한테 무슨 말을 많이 하지? 아직은 순수하다는 말? 그런 말 자주 듣는 것 같아요. 오예진이 했던 “세상을 아름답게 보면 안 됩니까?” 라는 대사처럼 제가 좀 그런 태도인 것 같아요. 아직은 세상을 그렇게 보는 것 같아요. 긍정적으로. 그래서 막 친구들이 엄청 혼내는 게 좀 있죠.(웃음) “(부산 사투리로) 쫌 부정적으로, 그걸 틀어서 한번 생각을 해봐라” 이런 말들 많이 듣고. 크크크크킄.
GQ 그런 마음으로 만나는 배우의 일은 어때요? 은수 씨는 배우라는 직업을 얼마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ES 전부요. 전 이 배우라는 꿈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졌거든요. 그리고 결국 그 꿈을 이뤘기 때문에 소중함이 더 특별할 수 밖에 없어요.
GQ 은수 씨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어떤 마음 덕분이었어요? 꿈이라는 게 지키기도, 키우기도 어려운 거잖아요.
ES 믿음!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 믿음’ 그 덕분인 것 같아요. 약간의 결핍도 제가 이만큼 성장하는 데 좋은 자극이 되어준 것 같고요. 그리고 저를 늘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언니랑 형부의 사랑도 있어요. 이 사랑이 없었으면 저는 온전히 성장하지 못했을 거예요.

데님 셔츠, 아크메드라비. 데님 팬츠, 순진. 부츠, 골든구스. 체인 네크리스, 에스실. 레이비즈 네크리스, 엔누이. 링, 넘버링. 톱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열쇠 모양 네크리스는 서은수의 것.

GQ 오늘 화보는 은수 씨가 아끼고 사랑하는 물건들과 함께했잖아요. 어머니께 물려받은 오래된 티파니 목걸이, 스물세 살 무렵, 돈을 모아 처음 구입한 ‘명품’, 까르띠에 시계, 할아버지의 유품으로 물려받은 필름 카메라···. 이 물건들을 하나로 모아 놓으면 어떤 단어가 떠올라요?
ES 변치 않는 마음, 사랑. 오래오래 사용했다는 건 그만큼 소중히 간직되어 온 마음들이 거기 묻어 있다는 거니까.
GQ 오늘 준비해온 물건처럼 가까이에 두고 자주 들여다보는 존재가 또 있어요?
ES 음악을 매일 듣는데 주로 옛날 노래를 많이 들어요. 그러니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를 좋아하는데 이유는 이런 노래들 대부분이 노랫말이 좋아요. 그래서 오래오래 곁에 두고 싶고, 계속 꺼내 듣고 싶고 그래요. 이건 아마도 저의 변치 않을 취향이지 않을까 싶어요.
GQ 요즘엔 어떤 노래 자주 들어요?
ES 임현정님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이랑 롤러코스터의 ‘Last Scene’요. 추천추천!
GQ 그럼 화보가 실리는 3월엔 어떤 노래가 은수 씨의 플레이리스트가 될까요?
ES 노영심님의 ‘안녕’, 정미조님의 ‘7번 국도’, 그리고 윤상님의 ‘사랑하오’ 이렇게 세 곡?

톱, 아이스더스트. 실버 링, 톰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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