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 “지우개처럼 문질러 지우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차은우 “지우개처럼 문질러 지우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그날의 은빛 울림은 무엇을 비추고 있나. GQ 워터밤의 소감을 한 단어로 표현해본다면?EW 샤워? 시원함?GQ 사진을 보니까 정말 흠뻑 젖었더라고요. 와중에 표정은 또 활-짝 웃고 있어서 ‘은우 씨 정말 즐기고 있구나’ 싶었어요.EW 왜 땀 흘리고 샤워하면 개운한 느낌 있잖아요? 워터밤 무대가 꼭 그래요.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축제니까. 저도 이때다 싶어서 아주 시원하게 즐긴 시간 […]

그날의 은빛 울림은 무엇을 비추고 있나.

개버딘 수트, 포플린 소재 카산드라 셔츠, 가죽 쟝 더비 슈즈, 블랙 프레임 안경, 실크 타이 가격 미정,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GQ 워터밤의 소감을 한 단어로 표현해본다면?
EW 샤워? 시원함?
GQ 사진을 보니까 정말 흠뻑 젖었더라고요. 와중에 표정은 또 활-짝 웃고 있어서 ‘은우 씨 정말 즐기고 있구나’ 싶었어요.
EW 왜 땀 흘리고 샤워하면 개운한 느낌 있잖아요? 워터밤 무대가 꼭 그래요.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축제니까. 저도 이때다 싶어서 아주 시원하게 즐긴 시간 같아요.
GQ 최근 팬 콘서트도 마무리됐죠?
EW 네, 그 시간이 정말,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GQ 은우 씨가 팬들로부터 얻은 에너지도 상당하겠어요.
EW 그럼요. 꼭 차에 기름을 가득 넣은 것처럼 빵빵하게 충전되는 그런 시간이었어요. 오히려 저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굉장한 에너지를 얻었어요. 팬분들도 좋은 추억으로 간직될 시간이었길 바라고요.

실크 블라우스, 실크 크레이프 팬츠, 페이턴트 쟝 더비 슈즈, 아세테이트 테 선글라스 가격 미정,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실크 크레이프 수트 가격 미정,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GQ 팬콘 무대에서 유독 선명히 기억되는 순간이 있다면요?
EW 사실 모든 순간이 선명해요. 2월에 했던 한국 팬콘은 제 첫 솔로 앨범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였는데, 그래서 더 무대를 어떻게 봐 주실지, 노래는 또 어떻게 들어주실지 설렘 반 걱정 반, 끝나기 직전까지 내내 긴장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좋은 반응을 전해주셔서 그제야 싹- 안도했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게 남아 있고요.
GQ 또 3월에는 일본에서 팬콘을 열었어요.
EW 네, 저의 첫 돔 공연이었어요. 아, 두 번째 공연하는 날이 제 생일이었거든요? 그때 산하가 깜짝 등장해서 정말 놀랐어요. 아니, 진짜 연락이 1도 없었거든요.(웃음) 이후에도 투어가 열린 모든 나라에서 매 순간 환영, 사랑 듬뿍 받았고요. 특히 남미 공연 때는 콘서트 시작부터 공연장을 나오는 마지막 순간까지 정말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셔서 뭐, 제가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찬 에너지를 받고 왔어요.
GQ 아까 빵빵하게 충전했다는 은우 씨의 대답이 확 이해되네요.
EW 너무 감사할 뿐이죠. 아직 구체적으로 다음이 정해진 건 없지만 그래서 더 좋은 모습, 새로운 모습들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러려면 제가 더 부지런히 준비하고 노력해야 하고요.

캐시미어 코트와 팬츠, 포플린 소재 카산드라 셔츠, 페이턴트 쟝 더비 슈즈, 실크 새틴 타이, 램스킨 글러브 가격 미정,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실크 크레이프 수트와 셔츠, 아세테이트 테 선글라스, 실크 타이 가격 미정,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GQ 생 로랑을 입은 오늘 촬영은 어땠어요?
EW 잠시 잊고 있던 감정이나 표정들을 다시 만난 순간 같아요. 신선했고, 즐거웠고, 사이사이 긍정적인 에너지도 받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장마철이라 걱정했는데! 날씨까지 완벽했다. 덕분에 쨍한 여름 빛 아래서도 찍을 수 있었고요.
GQ 은우 씨가 생각했던 생 로랑의 이미지는 어떤 모습이었어요?
EW 생 로랑만의 분명한 무드가 있죠. 실은 원래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자세히 알고 싶었어요. 잘 알아야 잘 표현할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생 로랑의 역사나 쇼, 모델분들까지 전부 찾아봤어요. 덕분에 오늘 촬영에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됐고요. 사실 유튜브로 보면서 제가 입어보고 싶었던 룩이 진짜 많았거든요.(웃음) 오늘 그 룩들을 직접 입어볼 수 있어서, 또 이렇게 화보로 표현해볼 수 있어서 설레고 너무 재밌었죠. 음, 생 로랑은 특별하니까. 그 특별함을 경험을 할 수 있어 영광이기도 했고요.

실크 블라우스, 실크 크레이프 팬츠, 페이턴트 쟝 더비 슈즈 가격 미정,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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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가수로, 또 배우로. 무대를 훌쩍훌쩍 바꿔가며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은우 씨는 두 역할을 분명히 구분해두고 몰입하나요? 요즘처럼 때때로 모습을 바꿔야 하는 바쁜 시기에는 어떤 태도로 임하는 것 같아요?
EW 감정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것. 이 지점에 연기와 노래의 교집합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게요, 생각해보면 둘은 비슷한 점이 정말 많은데, 차이점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고요. 먼저 가수로 무대에 설 때의 매력이라면 즉각적인 반응에 있어요.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으로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을 때, 확 전해지는 팬들의 환호 소리! 거기에서 큰 희열을 느끼거든요. 반면 배우로서는 분명 속도의 차이가 있고요. 아무래도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작업이니까요. 인물들 간의 관계도 얽혀 있으니 좀 더 긴 호흡이 필요하죠. 마치 은은하게, 오래 지속되는 잔향 같이요. 그래서인지 반응도, 감정도 잔향처럼 깊게 남는 것 같고요.

실크 크레이프 수트와 셔츠, 실크 타이, 아세테이트 테 선글라스 가격 미정,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캐시미어 코트와 팬츠, 포플린 소재 카산드라 셔츠, 실크 새틴 타이, 램스킨 글러브 가격 미정,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GQ 그럼 연기를 하며 잔향처럼 남아 있는 캐릭터들, 인물과의 감정들은 어떻게 대하는 편이에요?
EW 상황에 따라 다른데, 대부분은 억지로 지우려고 하진 않는 것 같아요. 어떻게든 제게 남아 있는 감정이라면 그건 억지로 지울 수 없는 감정이지 않을까요? 또 연기였지만 그건 제가 직접 느끼고 표현했던 감정이기도 하니까, 벅벅 지우개처럼 문질러 지우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서서히 빠져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두는 편이 좋겠어요.
GQ 모든 끝 뒤에는 늘 허전함이 남잖아요. 어때요? 가수로서의 무대도, 배우로서의 작품도 다를 것 같진 않아요. 모두 쏟아부었으니까. 모두 진심이었으니까.
EW 그렇죠. 그런데 어떤 여운이나 허전함도 저는 제가 참여한 공연이나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서둘러 빠져나오려고 하지 않는 편이고요. 내 안에 두고서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억될 거라고 믿어요.

실크 크레이프 재킷과 셔츠, 가죽 쟝 더비 슈즈, 실크 타이, 레오퍼드 프레임 안경 가격 미정,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GQ 무대와 작품을 통해 얻은 배움이 있다면요?
EW 음, 부끄럽지만 ‘유연함’인 것 같아요.
GQ 태도를 말하는 거죠?
EW 네, 무대에서 공연을 하거나 촬영장에서 연기를 할 때 생각보다 정말 많은 변수가 생기거든요. 그걸 잘 헤쳐 나가는 것, 나가는 방법을 아는 것, 그런 변수들을 대하는 태도들이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GQ 툭툭 튀어나오는 변수들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은우 씨만의 방법이 있어요?
EW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에요.(웃음) 교과서 같은 대답이긴 하지만 스스로 흔들리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는 거죠. 또 어떤 상황이 생기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요. 무엇보다 변수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하게 해두는 편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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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은우 씨의 ‘유연함’은 단단한 태도가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하네요.
EW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는 것뿐이에요.
GQ 은우 씨의 인생 그래프를 그려본다면, 지금 어디쯤을 지나고 있는 것 같아요?
EW 배우고 느끼는 과정 안에 있는 것 같은데, 아마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시간이 그렇지 않을까요? 늘 끊임없이 배우고 느끼는 과정을 지나며 살아갈 것 같아요. 요즘 더 많이 떠올리는 생각인데, 세상에는 배울 것이 정말 많다는 거. 내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전부가 아니라는 거. 익숙했던 것에서도 새롭게 배우는 게 있더라고요.
GQ 지나오며 때때로 얻어낸 배움들, 마주한 경험들은 은우 씨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EW 배움도 경험도 모두 직접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잖아요. 이 자산들이 저를 좀 더 단단하게 다져주면서 무르익게 해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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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대답을 들으면서 은우 씨가 가진 바른 태도는 이런 바른 생각에서 기인하는구나, 생각했어요.
EW 고맙습니다.
GQ 그럼 변하지 않은 것도 있어요? 데뷔 후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에 대해 물으면, 그건 차은우의 어떤 부분일까요?
EW 내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일에 대한 욕심. 좋은 건, 이 마음들을 지키기 위해 억지로 노력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활동을 하면 할수록 ‘이 마음들은 절대 변하지 않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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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올해 마음속으로 정해둔 목표가 있다면요.
EW 음, 꾸준하게 운동하는 거?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으니까요. 몸도 마음도 단단해지는 게 지금 이루고 싶은 목표예요.
GQ 운동이라면?
EW 사실 스케줄이 많아서 늦은 시간에도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 보니 웨이트 트레이닝이 가장 좋더라고요. 꾸준히 다니고 있어요. 투어 때도 호텔 피트니스센터는 꼭 찾을 정도로 열심히 하려고 해요.
GQ 재미를 붙였군요.
EW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풀리니까요. 하기 전에는 영 힘도 안 나고, 운동을 할 땐 또 당연히 힘든데 하고 나면 개운한 그 기분이 너무 좋아요. 사소하지만 오늘 이거 하나는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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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여름휴가 계획 있어요? 모든 것에서 차단된 휴가가 주어진다면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EW 와, 저 휴양지 가고 싶어요! 가서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하게만 지내다 오고 싶어요.
GQ 선베드에 누워 있을 때 어떤 노래가 흘러나오면 좋을까요?
EW LP의 ‘Lost o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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