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이 보여줄 로맨스의 세계

엔하이픈이 보여줄 로맨스의 세계

“갈 데까지 가는 사랑을 담고 싶었다.” 엔하이픈의 컨셉 시네마 연출을 맡은 이충현 감독이 말했다. 1990년대 어느 드라마 대사 같았던 감독의 말에 시사회에 모인 기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긍 가는 이유가 있다. 팬데믹 시기 글로벌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데뷔 후 무관중 공연으로 시작한 이들이 ‘최단 기간’ 타이틀을 휩쓸며 1장의 정규 앨범과 5장의 미니 앨범을 더블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리고, 월드 투어로 도쿄돔과 미국 스타디움에 입성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랑의 방향과 크기가 짐작이 가니까. 일곱 뱀파이어가 자신을 믿어주는 단 한 명의 인간이자 여자인 클로이를 만나 성장하고 사랑하며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엔하이픈의 세계관을 모르더라도 괜찮다. 그들이 이제 온전히 사랑만 말하겠단다.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성장을 꾸준히 이야기해온 이들이 소년에서 성년이 되고 남자가 되어 내놓는 사랑 이야기다.

정규 2집 앨범 <로맨스 : 언톨드(ROMANCE : UNTOLD)> 발매를 앞둔 6월 22일, 앨범을 아우르는 컨셉 시네마의 시사회가 진행됐다. 시사회가 끝난 후,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엔하이픈 멤버들과 이충현 감독의 화보와 인터뷰를 공개한다.

엔하이픈(니키, 선우, 성훈, 제이크)이 컨셉 시네마 ‘ROMANCE : UNTOLD’의 한 장면을 배경으로 ‘보그’ 카메라 앞에 섰다.
컨셉 시네마 ‘ROMANCE : UNTOLD’의 한 장면을 배경으로 ‘보그’ 카메라 앞에 선 이충현 감독과 엔하이픈(정원, 희승, 제이)

엔하이픈

정말 쉼 없이 달려가고 있어요. 일본 돔 투어, 미국 스타디움 입성이라는 큰 성과를 낸 뒤 ‘FATE PLUS’ 월드 투어로 다시 팬들을 만나러 가죠. 소감을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네요.

니키 많은 분이 저희를 사랑해주신다는 걸 실감하게 하는 것이 콘서트 같아요. 노래를 따라 들려오는 엔진(엔하이픈 팬덤)의 함성에서 엄청난 힘을 얻고, 그 힘으로 다음 활동까지 이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정원 늘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선우 저는 이전 투어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새로워진 모습으로 뵐 기회가 생긴 것 같아 좋았어요. 희승 ‘FATE PLUS’를 통해 전 세계 팬분들을 뵙고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어 행복했어요. 제이 앞으로 더 많은 지역의 팬들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와중에 정규 2집 <ROMANCE : UNTOLD>를 발매한다고 해서 놀랐어요. 콘서트 준비에 연습, 새 앨범 녹음까지, 엔하이픈을 달리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엔진 출력이 출중한 덕분이겠지만, 개개인을 달리게 하는 목표가 궁금해요.

희승 엔하이픈으로서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욕심이요. 자연스럽게 다양한 것에 도전하게 되더라고요.

정원 모든 분야에서 1등이 되고 싶다는 목표. 실력과 노력 모두를 갖춘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분들을 뛰어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선우 요즘 들어 바쁜 와중에도 ‘일상 속 즐거움’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저에겐 무척 행복한 포인트여서 삶의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시사회가 끝나고 ‘보그’ 카메라 앞에 선 엔하이픈 정원
시사회가 끝나고 ‘보그’ 카메라 앞에 선 엔하이픈 니키

엔하이픈은 서사가 탄탄해요. 음악은 당연하고, 앨범의 구성과 안무, 지금 이야기할 2집의 컨셉 시네마까지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죠. 이 말은 곧,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 보이면 티가 크게 난다는 거예요.

정원 그래서 최대한 디테일을 잡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공연이나 음악 면에서 제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도 있는데, 실수할 수 있지만 그런 걸 최대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성훈 완벽성을 추구하는 편인데, 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죠. 하지만 팬들이 제 부족한 모습까지도 사랑해주셔서 늘 감사드려요.

니키 앨범의 서사가 있다 보니 차분하고 차가운 뱀파이어의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과한 것보다는 차분하고 어두운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항상 신경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고요.

미니 4집과 5집,<DARK BLOOD>와 <ORANGE BLOOD>의 컨셉 ‘트레일러’가 크게 화제를 모았죠. 이번에는 컨셉 ‘시네마’고요. 이충현 감독과 작업한다고 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정극 연기라니,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되었을 거 같아요. 평소 촬영과 달랐던 점이 있다면요?

정원 일단 대사 연기를 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었어요. 처음은 늘 긴장되고 걱정되잖아요. 그만큼 연기 레슨도 받고, 투어 다니면서도 수업을 했죠.

제이크 뮤직비디오에서 연기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액션 신은 많이 안 해봤던 터라 그 자체로 아주 색달랐어요.

제이 정원이와 총격 신을 찍으면서 재밌는 장면을 연출한 것 같아요! 엔진이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니키 제가 내는 모든 소리가 녹음되다 보니 사소한 발소리, 숨소리까지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촬영하는 동안 모든 것에 주의를 집중한 기억이 나요.

시사회가 끝나고 ‘보그’ 카메라 앞에 선 엔하이픈 성훈

선우 씨가 지난 컨셉 트레일러 후기에서 바다에서 비를 맞으면서 촬영하던 날, 오히려 서로의 팀워크가 발휘된 것 같다고 얘기했던 게 생각나네요. 이번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선우 차 문에서 떨어지는 신을 소화했는데, 해당 부분 연결 신을 찍어야 해서 바닥에 계속 누워 있었어요. 세트장이나 주변 환경을 지켜본 기억이 나는데, 직접 영화를 보니 바닥의 실감 나는 디테일이나 카메라 무빙이 그 장면을 완벽하게 만들더라고요.

정원 이번에는 보조 출연자분도 굉장히 많았어요. 함께 촬영하면서 보니 그분들이 더 멋지시더라고요. 옷이라든지… 덕분에 영상의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니키 저는 처음으로 와이어 촬영을 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찍으려고 노력을 했고, 정말 열심히 찍은 신이라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번 컨셉 시네마에서는 멤버 중 누가 연기를 가장 잘했는지 꼽아줄 수 있나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제이, 제이크, 성훈, 정원, 선우 희승이 형! 대사가 많았음에도 자연스럽고 과하지 않게 표현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선우 그런데 저도 연기를 좀 잘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웃음)

희승 성훈이요. 영화 클라이맥스에서 아직 죽지 않은 경찰을 향해 총을 쏘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니키 멤버 모두! 연기를 하는 게 어려웠을 텐데 잘 소화한 것 같고 결과물도 잘 나와서 만족스러워요.

시사회가 끝나고 ‘보그’ 카메라 앞에 선 엔하이픈 선우
시사회가 끝나고 ‘보그’ 카메라 앞에 선 엔하이픈 제이

엔진에게 ‘이 장면만큼은, 이 신만큼은 유심히 봐줘’ 하는 게 있다면!

제이, 제이크 모든 장면! 이 영화에서 무의미한 장면은 없고 모든 장면이 아주 중요합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선우 눈이 뱀파이어로 바뀌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도 유심히 봐주세요. 정말 멋있어요!

정원, 니키 액션 신이 최고!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너에게 충성을 바치겠다’는 게 컨셉 시네마의 메시지죠. 각자가 생각하는 요즘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희승 계속해서 좋은 자극을 받는, 지금 제가 겪는 모든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제이 기타. 기타를 치면 마음이 안정되고 한결 차분해져요.

제이크 엔진이요!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선우 멤버들. 항상 함께하면서 저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멤버들, 사랑해요!

성훈 저도 우리 엔진과 멤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도 저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고요.

정원 스태프분들이요. 일하면서 예민해지는 부분도 있을 텐데, 저희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배울 점도 많고 더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니키 패션이요.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나만의 느낌을 낼 수 있게 평소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날의 패션에 따라 다른 감정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제 표현력을 한 단계씩 발전시켜주는 것 같아요.

16일에 열린 2024 위버스콘 영상을 보고 조금 놀랐어요. 무대를 장악하는 솜씨가 대단하던데요. 월드 투어 덕분일까요. 엔하이픈의 이런 무대를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데, 국내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성훈 확실히 투어를 많이 한 만큼 더 여유로워지고 성장한 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 올라가야 할 길이 멀어서 더 열심히 해야 하고, 이번 2집 컴백 활동을 기점으로 국내 활동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싶네요. 제이크 연말 시상식에서도 국내에서 팬들을 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시사회가 끝나고 ‘보그’ 카메라 앞에 선 엔하이픈 제이크
시사회가 끝나고 ‘보그’ 카메라 앞에 선 엔하이픈 희승

이날, 7월 12일 컴백일과 ‘Only If You Say Yes’라는 곡명도 공개했죠. 팬들 모두 ‘Yes!’라고 하던데요! 팬들을 위해 어떤 내용인지 조금만 스포를 해줄 수 있나요?

희승 앨범 전체 서사와 별개로 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앨범이에요.

제이크 엔진을 향한 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니키 남자 친구가 된 엔하이픈을 기대해주세요.

이번 앨범에서 각자가 참여한 영역이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 이번에 멤버 전원이 희승이 형이 프로듀싱한 곡, ‘Highway 1009’에 참여했습니다. 7명 다 같이 엔진을 생각하면서 작사했어요. 엔진 반응이 어떨지 무척 궁금해요.

정원 ‘Highway 1009’는 저희의 첫 팬 송이라 그런지 의미가 커요. 저도 ‘Hundred Broken Hearts’의 톱 라인 작곡에 참여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희승 작사 작곡에도 참여했지만, 앨범 전반적으로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로맨스라는 이름처럼 2집 앨범 구성이 너무 사랑스럽더라고요. 청춘의 사랑이 담긴 일기나 연애편지를 몰래 열어보는 느낌이에요. 이번 앨범에서 엔하이픈의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좋을까요?

희승 ‘사랑’이란 주제를 곡마다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하였기 때문에, 모든 트랙에서 각기 다른 저희의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선우 오랜만에 보여드릴 엔하이픈의 설렘 포인트와 청량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이 매번 새로운 컨셉에 도전하며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저희 성장기에도 주목해주세요!

스크린 앞에 선 이충현 감독

이충현 감독

감독님 이름을 듣고 놀랐습니다. 작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엔하이픈의 팬이었는지도요.

유광굉 감독님이 만든 컨셉 트레일러를 인상 깊게 보았기에 대략 어떠한 프로젝트인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엔하이픈 멤버들과 세계관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회사로부터 제안을 받자마자 ‘총을 든 뱀파이어 소년들’ 이미지가 떠올랐고요. 컨셉 시네마란 형식은 전 세계 아티스트 최초의 작업이지 않나 싶어, 재미있을 것 같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발레리나> 때 그레이 음악 감독이 이충현 감독님의 ‘디렉션’을 따라갔다고 한 표현이 기억에 남아요. 음악에서도 확실한 그림을 그리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아이돌의 음악도 즐겨 듣는지 궁금한데, 평소의 플레이 리스트를 공개해주실 수 있나요?

음악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합니다. 사실 그레이 음악 감독님과 작업할 때도 대부분은 먼저 만들어주신 것에 이것저것 디테일한 이야기만 추가적으로 나누었고요. 음악도 음악이지만, 음악과 영상의 결합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음악영화나 뮤직비디오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돌 음악을 많이 듣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역시 엔하이픈의 음악이었습니다. 엔하이픈의 곡 중 ‘몰랐어’라는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멤버 각각의 고유한 감정이 전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직접 컨셉 시네마 시나리오를 쓰셨다고 알고 있는데, 작업하실 때 영감을 받은 것이 있나요?

프로젝트를 하기로 한 후, 엔하이픈의 세계관과 뱀파이어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영상이 길지 않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는 못했지만요. 엔하이픈의 정규 2집 앨범의 주요 포인트는 ‘로맨스’와 ‘남자로 성장한 멤버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제가 개인적으로 그려보고 싶었던 뱀파이어의 모습을 엔하이픈에 반영해 영화가 탄생한 것 같습니다.

원래 뱀파이어라는 소재에 관심이 있으셨군요.

영원히 늙지 않고 우월한 신체 능력을 지니고 있는 뱀파이어라는 소재에는 항상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그들이 항상 외롭고 아웃사이더라는 점입니다. 언젠가는 스타일리시한 본격 뱀파이어 액션극을 해보고 싶습니다.

누아르 장르로 풀어냈다는 점도 신선했어요. 드라큘라의 로맨스라면 흔히 기대하는 장면이 있을 텐데요.

말씀처럼 송곳니로 목을 문다든지 하는 전형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새로운 뱀파이어를 원했고, 엔하이픈 소속사인 빌리프랩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멤버들이 ‘누아르’ 장르와 아주 잘 어울릴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고, 그 느낌으로 밀고 나가며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작업하면서 컨셉 시네마 안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이 있다면?

영상 자체가 엔하이픈 정규 2집의 서막을 여는 역할입니다. 저는 신곡인 ‘XO’에 얽힌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 이야기가 생각날 수 있게요. 극 중 자신들을 구원해준 유일한 인간인 ‘클로에’를 이중적 의미로 엔진, 팬분들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멤버들이 그녀를 위해 음악을 만들고, 엔딩에는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XO’라는 노래가 들려옵니다. 실제 곡은 절절한 느낌은 아니지만, 음악을 듣고 컨셉 시네마가 떠올랐으면 싶었습니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할 텐데, 작업을 하면서 배우로서의 가능성이 보인 멤버가 있을까요?

멤버 모두 캐릭터와 색깔이 달라서 딱 한 명을 뽑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처음에는 멤버들이 연기하는 걸 어색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현장에서 다들 자연스럽게 잘해주더라고요.

몸을 잘 쓴다거나, 감정이 좋다거나, 인상에 남은 멤버의 장점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몸은 멤버 모두 하나같이 잘 썼습니다. 확실히 어려운 안무를 소화하는 경우가 많으니, 촬영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좋은 액션을 보여주었어요. 특히 멤버들이 내레이션을 정말 잘해서, 저희 녹음본을 영화에서 다 보여줄 수 없어서 아까웠어요. 니키 씨 같은 경우는 일본인이라 발음이 어려웠을 텐데, 오히려 그 감정이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꼭 봐야 할 장면이나 지점이 있다면? 촬영하면서 가장 흡족했던 장면도 궁금합니다.

촬영 때는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컷을 찍어야 해서, 다 찍을 수 있을지 걱정도 했죠. 저는 모든 총격신이 끝나고 성훈 씨가 총을 피아노 위에 내려놓은 다음 녹음기에서 ‘XO’ 테이프를 꺼내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실제로도 전투 같던 촬영 중 가장 마지막 촬영이었거든요. 무표정하게만 있어도 사연이 있어 보이더라고요. 전투 신 끝의 감정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으신 거 같아요. 동료 에디터가 <콜>에서 전종서 배우님의 패션이 기억에 남았다고 한 게 떠오르네요. 엄마가 죽고 난 뒤의 장면에서 캐릭터 특성이 부각되는 데 ‘옷’이 확실한 몫을 하니까요.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있어 의상을 고려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촬영에서도 요청하신 부분이 있는지도 알고 싶고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의상뿐 아니라 소품과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상이 인물의 캐릭터를 대변하기도 하고, 화면에 보이는 모든 비주얼이 그 영화의 톤과 향기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잡지라든지 백화점에 걸린 브랜드의 사진에서도 영감을 많이 얻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오히려 아이돌의 반짝이는 느낌을 빼고 ‘클래식’한 느낌으로 가기를 원했습니다. 과거 청춘 누아르 영화 같은 느낌이 나기를 원했어요. 멤버 모두 얼굴선이 좋아서 어떻게 찍더라도 화면에 느낌 있게 나오더라고요.

다음 행보도 알고 싶습니다. 구상하고 계시는 것이 있는지?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지요?

조금씩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컨셉 시네마를 작업하면서 짧은 영상물을 많이 찾아봤습니다. 뮤직비디오나 광고 같은 것도 많이 봤고요. 영화 작업과는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재미난 작업이 있으면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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