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부터 우리나라까지 유행 중인 오간자 백
프랑스와 일본이 합작한 브랜드 브리짓 타나카(Brigitte Tanaka)는 미학적 소명이 전혀 없는 상업용 비닐봉지를 독창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아름다운 물건으로 바꿔놓았습니다.
다른 많은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이들의 이야기는 우연에서 비롯되었죠. 프랑스인 브리짓 지로디(Brigitte Giraudi)는 자신의 브랜드 미스 비비(Miss Bibi)를 운영했고, 일본인 다나카 지에코(Chieko Tanaka)는 처음에는 판매 보조원으로, 나중에는 디자이너로 프로젝트에 합류했습니다.
절친한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주말이면 파리의 골동품 시장을 뒤지며 보물을 즐겨 찾았죠.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의 앤티크, 일본의 현대적인 것을 조합하기로 마음먹고 새로운 브랜드 브리짓 타나카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곧 주얼리와 액세서리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는데요, 갑자기 큰 인기를 얻은 제품 카테고리가 있었으니 바로 오간자 재질의 자수 가방이었죠.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성공을 거두면서 이들은 이 아름답고 친환경적인 가방 제작에만 집중하기로 결심합니다.
이 크리에이티브 듀오 중 한 명인 다나카 지에코와 대화를 나누며 이 소박한 액세서리를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으로 만든 비결을 알아봤습니다.
Q. 서로 다른 배경이 브랜드 디자인의 미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우리는 서로 다른 뿌리를 가졌지만 예술, 영화, 연극, 패션 같은 공통 관심사를 공유합니다. 이런 공통의 열정을 바탕으로 예술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줄 알죠. 그리고 브리짓은 일본에서 3년간 지내 일본 문화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저는 일본인이지만 프랑스에 살고 있기 때문에 두 나라 사이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 등을 쉽게 볼 수 있죠. 이런 차이에는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두 문화적 배경을 아우르면서 하나의 방식으로 통합할 수 있는 공통의 길을 찾았죠. 우습지만 브리짓의 성향은 일본인에 가깝고, 저는 프랑스인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서로를 존경하기 때문에 서로 섞이는 일이 매우 즐겁고 재밌어요.
Q. 오간자 백은 사소한 것에 대한 찬사입니다. 상업용 비닐봉지가 시로 가득한 오브제로 변모한다는 걸 보여줬죠. 이 작품을 디자인할 때 어떤 목표가 있었나요?
상업적인 관점에서 볼 때 가방은 판매하기 매우 쉬운 아이템이라고 여겼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방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러다 예술 작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실용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간자 가방을 만들었습니다.
Q. 이 가방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바람직한 은유인데요, 이 아이디어도 포함됐나요?
당연하죠. 이 가방은 현대적인 디자인과 친환경적인 관행이 혼합된 제품입니다. 일상에 내구성과 창의성을 더하고 기존 비닐봉지와는 다른 저항력 있는 옵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우리 가방은 파리와 인도에서 사회적, 환경적 기준을 존중하는 윤리적 생산 방식으로 만듭니다. 자원 소비 감소, 수명 연장, 순환 경제, 책임감 있고 지속 가능한 패션을 통한 인류 가치 증진 등 다양한 이점이 있습니다. 나일론은 내구성과 자수에 대한 적응성 때문에, 오간자는 가벼움과 투명성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오간자는 플라스틱의 효과를 더 심미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모방한 원단이기도 하고요.
Q. 오간자 가방에는 섬세한 유머 감각도 담겨 있습니다. 아이러니가 작품에 어떤 영감을 준다고 보나요?
모든 것이 영감을 줍니다. 색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을 즐기고요. 예를 들어 담배 케이스를 지갑으로 사용하거나 술병을 물통으로 사용하는 식이죠. 사물에 새로운 용도를 부여하고 창의성과 독창성을 발휘하면 삶에 활기가 생기죠.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찻집, 안경점, 란제리 숍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 항상 디자인에 새로운 영감을 얻거든요. 현재는 파리에서 프랑스와 일본 문화를 혼합한 퍼포먼스 아트 프로젝트 ‘랑콩트르 오 자르댕(Rencontre au Jardin)’을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