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리빙의 정수! 크리에이터 리나의 아름다운 보금자리 ‘빌라 라 로마나’ #마이월드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전통 가옥 ‘카사 쿠에바’를 자신만의 명료한 취향과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리나 파치엘로(Lina Paciello). 분주하고 복잡한 도시 생활을 잠시 뒤로하고 여유로운 템포로 슬로 리빙의 가치를 실현한 리나의 ‘빌라 라 로마나’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감각 좋은 이들이 <보그>에 보내온 랜선 집들이 #마이월드, 그 열한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MYSELF 안녕하세요? 저는 스웨덴 스톡홀름과 스페인을 오가며 가족 기업을 운영 중인 리나(@linapaciello)입니다. 지금은 스페인 알리칸테주에 있는 아담하고 조용한 산간 마을 ‘라 로마나’에서 머물고 있어요.

가족과 함께 기업을 운영하며 두 브랜드를 꾸리고 있는데요, 각각 유럽 전역을 베이스로 운영 중인 ‘그로나 그레델리나(Gröna Gredelina)’와 ‘우네 아틀리에(ÛNE Atelier)’예요. 그로나 그레델리나(@gronagredelina)는 오가닉 보태니컬을 컨셉으로 보디와 홈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어요. 또 다른 브랜드 우네 아틀리에(@uneatelier)를 통해선 컬렉팅한 앤티크·빈티지 오브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두 브랜드 모두 제 취향을 바탕으로 라이프스타일에 근사한 포인트를 더해줄 아이템을 다루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에요. 정원을 가꾸는 일부터 요리, 미술, 음악, 그림 그리기 등 제가 인생에서 추구하는 모든 것은 ‘슬로 리빙(Slow Living)’과 ‘타임리스(Timeless)’, 즉 여유롭게 살면서 변치 않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MY HOME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은 ‘빌라 라 로마나(Villa La Romana)’예요. 스페인 라 로마나에 있는 이곳은 평균 고도가 450m에 이르는 산간 마을이죠. 올리브나무와 포도 덩굴 사이에 자리 잡고 있고, 그 뒤로는 산이 있어 자연이 아늑한 보호막이 되어줍니다. 덕분에 화려하고 분주하게 돌아가는 도시 생활과는 잠시 거리를 두고 있어요. 느긋한 속도로 자연을 만끽하며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죠.

집 곳곳은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아내는 요소로 가득해요. 집의 일부는 수백 년 역사를 간직한 스페인의 전통 가옥 ‘카사 쿠에바(Casa Cueva)’입니다. 이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주로 포착되는 스타일로 일종의 동굴 주택인데요. 동굴을 파서 지은 형태라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엔 아늑하며 1년 내내 실내 온도가 18~23도로 유지되죠. 냉난방기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거주하는 데 정말 쾌적하고 산뜻한, 완벽한 환경이에요. 외적으론 땅바닥에 굴뚝만 솟아오른 형태로 호빗의 마을이 떠오릅니다. 이런 주택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감탄을 자아내죠. 환경친화적인 요소를 체감할 때면 공간이 그 자체로 천재적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집의 또 다른 부분은 1980년대 초반에 지었습니다. 이를 ‘카사 쿠에바’와 연결하기 위해 리모델링과 홈 스타일링을 한 후 가족의 보금자리인 ‘빌라 라 로마나’를 완성했어요. 15년 정도 방치된 상태였기 때문에 지금도 꾸준히 리모델링하고 있습니다.

INSPIRATION ‘영원함(Timeless)’. 언제나 이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영원성을 지닌 것에 항상 매료되죠. 특정한 가구나 오브제보다는 석회로 만든 벽을 통해 ‘영원함’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곤 합니다. 그 존재감만으로도 명료하게 느낄 수 있죠. 회벽은 우리 집을 이루는 근사한 요소인 동시에 스웨덴 발트해의 섬 고틀란드, 이탈리아 풀리아, 그리스 또는 마라케시를 떠오르게 합니다.

FAVORITE PLACE 제가 사랑을 표현하는 또 다른 언어는 바로 음식이에요. 그래서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을 부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집을 소유한 후 가장 먼저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갔을 정도로 세심하게 공들인 공간입니다. ‘요리’라는 본질적인 행위에 집중해 부엌을 이루는 작은 요소까지 고려했어요. 덕분에 통풍 잘되고 채광 좋은, 큼지막한 공간이 장점인 키친이 완성됐습니다. 부엌에서 요리하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어요.

COLORS OF HOME 집을 대표하는 색상은 공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어스 컬러라고 말하고 싶어요. 흙과 바위, 모래와 대지를 닮은 색을 좋아하거든요. 그중 가장 좋아하는 색은 크림 톤의 라이트 샌드 컬러입니다. 벽을 새로 만들거나 보수할 때마다 라 로마나의 모래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또 다른 색소를 추가하거나 혼합하지 않고 지금까지 완성된 집의 톤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했어요. 완벽할 정도로 아름답고 근사한 샌드 컬러 셰이드죠.

MUSIC FOR HOME 저는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 음악가의 딸입니다. 그러니 제 인생에서 음악은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죠. 다른 카테고리에 적용되는 취향과 마찬가지로 음악 역시 시대를 초월한 요소에 마음이 끌리곤 합니다. 스포티파이 채널에 직접 큐레이션한 리스트를 공유할게요. 이 플레이리스트는 스웨덴과 스페인을 오가며 일상을 영위하고 있지만 제 뿌리는 이탈리아라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SCENT WITH HOME 집 주변엔 야생 로즈메리가 가득해요. 따로 애쓰지 않아도 공기 중에 로즈메리와 재스민, 커피 향기가 늘 섞여 있죠. 때론 함께 태운 커피와 로즈메리를 천연 방향제로 사용해 집 안 공기를 정화하곤 합니다. 평소에도 우디나 흙 같은 자연만이 줄 수 있는 아로마 향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최근에 집 주변으로 감귤나무를 잔뜩 심었는데, 봄이 오면 귤꽃 향이 분위기를 싱그럽게 환기하길 기대하고 있어요.

PERFECT DAY AT HOME 생명력을 머금은 아침 해가 떠오르고, 빌라 라 로마나에 빛이 스며들 때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밤사이 별일 없었는지 집 안팎으로 자리한 식물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며 살펴보죠. 그다음엔 시장에 가서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합니다.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시간이 하루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에요. 이후엔 경영 중인 두 브랜드의 이슈를 체크하고 프로젝트와 업무를 진행하며 오후를 보냅니다. 요즘 같은 여름엔 수영이나 하이킹을 하며 시간 보내는 것도 좋아하고요.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에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일과를 마무리하죠. 인생의 큰 즐거움은 복잡한 무언가가 아니라 이렇게 단순하고 명료한 것들이 아닐까요?

MEANING OF HOME 저에게 집은 신성한 장소입니다. 에너지를 비축하는 동시에 발산하는 장소이기도 하죠. 집에 머물 때면 무언가를 향한 과도한 갈망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욕구가 가만히 사그라드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이미 그 자체로 충분하니까요. 평온함을 찾으면서 잠시 세상 모든 것을 잊을 수 있게 허락된 유일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마이월드는 정성과 애정을 담아 ‘집’이란 공간을 가꾸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들의 명료하고 오롯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인터뷰 시리즈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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