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의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고 우아한 드레스 룩

안젤리나 졸리는 동시대 최고의 할리우드 배우입니다. 그녀의 품위 있는 자태는 루이스 브룩스(Louise Brooks), 폴린 스털크(Pauline Starke), 마릴린 먼로 등 시대를 대표했던 전설적인 배우들의 모습을 차례로 떠올리게 하죠. 최근 그녀의 신작이자 마리아 칼라스의 전기 영화 <마리아>가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 <보그>의 영화 및 문화 에디터 라디카 세스(Radhika Seth)는 이 영화를 안젤리나 졸리의 작품 중 최고라고 묘사했고,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영화가 끝난 후 약 8분간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죠.

Getty Images
Getty Images

졸리는 얼마 전 <보그>를 통해 “마리아의 룩을 그대로 따라 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건 그녀만의 것이니까요. 전 다른 방식으로 그녀에게 경의를 표했죠”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녀가 선택한 건 생 로랑, 톰 포드, 타마라 랄프 등의 드레스였습니다. 모두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디자인이었죠.

Getty Images

지난 31일 콜로라도의 텔루라이드영화제에서 선보인 드레스는 한결 편안해 보였습니다. 물론 우아함은 여전했어요. 그 점이 놀라웠습니다.

졸리가 선택한 드레스는 고급스러운 캐시미어 소재의 칼럼 드레스였습니다. 회색과 베이지색을 알맞은 비율로 섞은 듯한 빛깔이었죠.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실루엣 아래에는 로저 비비에의 펌프스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드레스 위로는 같은 소재와 컬러의 니트 카디건을 걸쳤어요. 담요처럼요. 얼마 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둘렀던 인조 모피 스톨과 비슷한 스타일링이었죠. 물론 그때처럼 호화스러운 연출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Getty Images

하지만 인조 모피가 아니라 고운 실로 엮인 원단으로 몸을 감싼 모습은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죠. 조금 더 유약하고 보호받는 느낌이었달까요? 이 대목에서 마리아 칼라스가 옷을 대한 방식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마 전 <보그> 에디터 리암 헤스(Liam Hess)는 졸리와의 인터뷰에서 “칼라스에게 패션이란 갑옷 같은 존재였다. 거친 세상에 발을 디딜 수 있도록 그녀를 보호해주는 갑옷 말이다”라고 말한 것처럼요. 이날 졸리의 얇고 부드러운 카디건도 든든한 ‘갑옷’ 역할을 해낸 듯하군요. 시종일관 미소를 띤 그녀의 모습이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여유로워 보였거든요.

Читайте на 123r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