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아담스 보디가 꼽은 최고의 패션쇼
누구나 좋아하는 패션쇼가 있습니다. <보그> 사무실에선 늘 패션쇼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의상과 무대, 특별한 퍼포먼스 또는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패션쇼는 가장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이죠. 최근에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잊을 수 없는 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질문에 가장 잘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패션 디자이너’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시즌마다 8분 정도(톰 브라운의 경우 45분) 길이의 쇼를 선보이기 위해 의상부터 컨셉까지 직접 만들어내는 사람들 말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패션쇼’와 ‘최고로 꼽은 다른 디자이너의 쇼’는 어떤 것인지 두 가지 간단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찻잎 점을 보기 위해 컵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들의 대답은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하며 ‘아, 이건 정말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입니다. 알렉산더 맥퀸, 헬무트 랭 등 이 목록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디자이너가 몇 있긴 하지만, 특정 컬렉션이 두 번 이상 언급된 디자이너는 세 명에 불과합니다. 마크 제이콥스를 시작으로 사바토 데 사르노, 시몬 로샤, 피터 뮐리에, 안나 수이, 이자벨 마랑, 톰 브라운 등 현재 활약하고 있는 이 시대 디자이너들이 말하는 패션쇼를 만나보세요.
에밀리 아담스 보디
당신이 참여한 컬렉션 중 가장 기억나는 쇼는 어떤 것인가요?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선보인 보디의 2023년 F/W 컬렉션 ‘더 크레인 에스테이트(The Crane Estate)’입니다. 어머니와 세 자매에게서 영감을 받은 여성복 론칭 쇼였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극장에서 프랑스인 삼촌이 몇 달 전에 돌아가신 아내, 즉 사랑하는 숙모를 추모하는 의미로 ‘사랑’에 관해 연설하셨죠. 자주 협업하는 제 남편 애런 아줄라(Aaron Aujla)는 자신의 인테리어 회사 파트너인 벤자민 블룸스타인(Benjamin Bloomstein)과 극장 안에 케이프 코드 하우스를 재현했습니다. 조약돌로 장식하고 차고와 마당을 만들었죠. 이 모습은 어머니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다른 디자이너의 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쇼를 꼽는다면요?
특정 쇼를 꼽기는 어렵지만, 2008년 가을부터 2010년 가을까지 아담 키멜의 컬렉션은 그 무렵 파슨스에서 남성복 디자인을 공부하기 시작한 제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언제나 랄프 로렌이지만요. 아담 키멜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젊은 브랜드가 한 시대를 정의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건 언제나 영감을 줍니다.
최고의 패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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