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차가운 바지
치마도 입는 데 문제 될 것은 없지만, 왠지 호들갑을 떨게 됩니다. 이 계절에 반바지를 입은 사람과 마주하면 말이죠.
‘열이 많은 사람인가’, ‘춥지 않은가’, ‘대단하다’는 속엣말이 입 밖으로 터져 나옵니다. 계절과 유행은 때때로 동떨어지기 십상입니다. 실상 반바지보다 더 추운 건 미니스커트일 때도 많은데도요. 어쩐지 반바지는 곧 여름 바지라 인식하게 됩니다.
특히 올가을 유행하는 팬츠가 스포츠 쇼츠라 더 그럴지도 모릅니다. 버뮤다 팬츠가 여름부터 인기를 끈 와중에 슬며시 끼어들었던 스포츠 쇼츠 말이죠.
헬스장이나 러닝을 위해 입었던 쇼츠는 지난여름 갑자기 유럽 패션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인기 아이템으로 등극했습니다. 로퍼에 쇼츠를 매치해 경쾌한 무드를 강조하고, 재킷과 힐을 착용하고 여름 밤거리를 걸었죠.
가을이 되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로퍼나 스니커즈를 매치했던 것과 달리 부츠를 매치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거죠. 또 한 가지는 버뮤다 팬츠의 유행과 더불어 바스켓볼 쇼츠, 즉 농구 선수들이 입는 무릎을 덮는 길고 헐렁한 스타일의 팬츠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아디다스 쇼츠는 여전히 인기지만요!
초심자라면, 평범한 쇼츠 혹은 미니스커트로 바꿔 입어도 괜찮을 만한 룩으로 시작해보세요. 쇼츠에 스퀘어 토 부츠나 요즘 가장 유행하는 바이커 부츠를 매치한 뒤 집업 재킷이나 블레이저를 걸쳐주는 방식이 가장 쉽습니다. 컬러감만 통일해주면 사진 속 인플루언서들처럼 세련돼 보이죠.
컬러감을 맞춰 연한 블루 셔츠에 스웨트셔츠를 레이어드하고 역시 블루 톤의 아디다스 쇼츠를 매치한 뒤 갈색 바이커 부츠를 매치해도 캐주얼한 룩이 완성되죠. 사실 이 룩은 잘못된 신발 이론의 표본입니다. 옷을 먼저 입었다면, 쉽사리 부츠를 선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팬츠를 조츠로 교체하기보다 슈즈를 스니커즈나 로퍼로 신을 확률이 높아지니까요.
반대로 바이커 재킷과 부츠를 매치한 뒤 쇼츠를 매치할 수도 있죠! 섹시하면서도 블랙과 화이트의 조합이 모던하게 느껴집니다. 참이 주렁주렁 달린 가방과 스포티한 선글라스로 트렌디함을 더해줬고요.
봄버나 바이커 재킷에 끌로에에서 선보일 법한 보헤미안 스타일의 이너를 입고 부츠를 신으니 페미닌한 무드를 풍기죠. 세련된 믹스 매치의 정석입니다. 여성성과 남성성, 스포티와 모던 등 이미지가 상반된 룩을 섞어줬을 때 이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타일리시해 보이죠!
날이 더 쌀쌀해지면 스타킹에 쇼츠와 코트 매치도 유행할 겁니다. 하지만 찬 기운을 금방 흡수해버리는 얇디얇은 쇼츠를 견디기 어렵다면, 괜찮습니다. 다행히 내년 봄까지 스포츠 쇼츠의 유행은 계속됩니다. 지금 가장 유력시되는 트렌드는 스포티와 보헤미안의 만남이고요. 두 앙상블이 기대된다면 지금부터 찬찬히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