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아내는 10년 차 부부다. 결혼한 이듬해 부모가 된다는 일에 대해 둘이서 충분히 이야기했고, 아이를 낳지 말자고 합의했다. 그리고 내가 정관수술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이 자기 솜씨에 자부심이 컸다. 바지를 내린 채 수술대에 누워 있는 내게 "하나도 안 아프죠? 정말 빨리 끝나죠?"라며 뿌듯해하셨다.우리 부부가 그런 결심을 내린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친구들 탓이 컸다. 아내와 나는 대학 같은 과 출신 커플이라 공통의 지인이 많다. 그즈음 일찍 부모가 된 친구를 함께 만나고 집에 돌아올 때면 우리 사이에는 늘 이런 대화가 오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