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과일들이 지금 막 나무에서 따온 것처럼 생생하다. 금방 자른 석류의 알맹이가 탱글탱글하고, 오렌지 잎사귀에 맺혔던 이슬은 테이블에 떨어져 아직 채 마르지 않았다. 나비 한 마리가 앉은 걸 보니 꽃향기가 좋은 모양인데, 썰어 둔 레몬에서 신맛이 느껴지니 침이 고여 꽃향기를 상상하기 어렵다.화가 야콥 판휠스동크(Jacob van Hulsdonck·1582~1647)는 꽃과 과일 전문 정물 화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벨기에의 안트베르펜에서 태어났지만, 그림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네덜란드의 미델뷔르흐에서 처음 배웠다. 27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