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우물그 우물은 깊었다.찬물이 고여 있었다.우물 안쪽으로 쌓아올린 돌 틈에선검푸른 이끼가 자라고,이끼에 서린 물방울이 툭 떨어져투명한 소리로 울리곤 하였다.한나절 우물에 귀를 대고 있으면떨어진 물방울 소리들이소리끼리 어우러져한 편의 시로 울리는 걸 들을 수 있었다.우물은 우물가에닭의장풀이며 여뀌, 질경이풀들도 기르면서자잘하고 여린 꽃들로박새나 노랑턱멧새들을 불러지저귀게 하였다.그 우물은 깊었다.하늘을 향해까마득한 바닥까지 열어놓고 있었다.―이건청 (1942~ )한솥밥을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라 하고 한 우물을 먹는 사람을 일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