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지에서 저 그늘로|김명인 지음|문학과지성사|132쪽|9000원소월시문학상을 비롯해 주요 문학상을 두루 수상한 김명인(72) 시인이 열두 번째 시집을 냈다. 첫 시 '멸치처럼'부터 생사(生死)의 먹이사슬에서 약자의 처지에 놓인 인간의 비애를 노래했다. '한 번도 제 영역을 지켜낸 적 없는, 멸치/ 저걸 덮치려고 고래까지 아가리를 활짝 벌린다'는 것. 시인은 건조된 멸치를 보며 '머리를 떼면 흑연 같은 속셈이 딸려 나와/ 멸치는 곤곤해진다'며 '촘촘하게 엮인 투망을 덮어쓰는 절기에도/ 물기 다 거둔 멸치는 건건하다'고 했다.시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