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죄송합니다만, 본의 아니게 자꾸 엿듣게 되네요!" 아, 내가 올 한 해 동안 했던 발언 중 가장 훌륭했다. 기차가 여수엑스포역에서 출발할 때부터 시작된 옆자리 사내의 통화는 천안을 지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는 수시로 흥분하여 목소리도 높였다. 기차의 같은 칸에 탄 사람 모두가 2시간 가까이 그의 통화를 함께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결국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친절한 표현을 생각해내어 한마디 했다. 당황한 사내는 자리를 옮겼다. 기차 안은 이제 조용해졌다. 그러나 잠시 후 나 스스로가 몹시 우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