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달빛이 있다면 먼저 시정(詩情)이라도 품을 만하다. 그러나 갈라진 틈에 싸움 또는 전쟁을 잇는 사고(思考)가 일찍이 중국에서 나왔다. 한자 간(間)을 두고서다. 이 글자는 본래 한(閒)으로 적었다.문(門)에 달빛을 가리키는 월(月)이 붙었다. 문틈으로 들어오는 달빛이다. 나중에 달빛을 햇빛[日]으로 대체한 글자가 간(間)이다. 모두 문의 '틈', '사이'에 주목한다. 중국의 사유 체계는 이를 상대의 빈틈으로 파고드는 간첩(間諜)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간첩'이라는 조어는 '육도(六韜)'라는 병법서에 일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