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보〉(60~71)=바둑은 요행 게임이 아니다. 정연한 이론을 바탕으로 인과(因果)와 선악(善惡) 평가가 분명하다. 그런데 때론 이론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백이 △로 좌하귀를 안정한 장면에서 놓인 흑 ▲가 논란의 일착. 하중앙에 흑의 약한 말을 둔 채 또 하나의 곤마를 자청했기 때문이다. 좌변은 백의 발언권이 더 큰 지역이란 점에서도 ▲는 무모한 침입으로 보였다.하지만 바둑은 ▲를 기점으로 흑의 의도대로 굴러가기 시작했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양쪽 곤마를 수습하느라 흑이 정신없이 뛰어다닌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