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나쁜 버릇이 있다. 여행을 가기 전에 책을 잔뜩 사는 것이다. 그 여행지와 관련된 책을 말이다. 가이드북은 아니고 그곳의 역사나 문화, 인물, 음식, 지형에 관한 책을 산다. 물론, 읽지 못한다. 나는 출발하기 전날 새벽에야 간신히 짐을 꾸리는 나쁜 버릇이 또 있으니까. 짐을 꾸리는 내내 고민한다. 이번에 산 책 중에서 몇 권을 넣을지. 결국에는, 한 권도 넣지 못한다. 짐을 줄이고 또 줄여야 하므로, 무거운 책은 제거 대상이다. 백팩에, 엄선한 딱 한 권을 넣곤 하는데 소설이다. 내가 가려는 곳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