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추위에 한시간 줄섰어도 사지못한 볼펜…내 사상적 실패는 그 줄에서 시작됐다임지현 서강대 교수드디어 내 차례였다. 바르샤바의 겨울 추위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한 시간 가까이 긴 줄에서 기다리며 버틴 보람이 있었다. 미리 폴란드어 사전에서 찾은 볼펜이라는 말의 '드우고피스'라는 단어를 호기롭게 외쳤지만, 가게 주인은 내 발음을 알아듣지 못했다.진땀을 흘리며 두세 차례 더 반복했지만, 못 알아듣기는 마찬가지였다. 당황한 내가 질퍽거리자 긴 줄의 뒤에서 원성들이 쏟아졌다. 사람들의 원성을 더 버틸 배짱이 없던 나는 다시 줄의 맨 뒤로 가야...